2N살: 내 삶에 간섭 좀 해주세요.
나는 어디에서든 무난하고 좋은 사람으로 살아왔다.
모난 부분 없이 둥글둥글,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며 스스로를 다듬었다.
튀지 않으니 큰 탈도 없었다. 내 평판이 좋든 싫든, 타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싫어 나 또한 남의 이야기를 함부로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사람 마음과 성격이 어찌 다 같을 수 있을까.
삶의 반경이 넓어지고 관계가 많아지면서, 나는 더 다양한 얼굴들을 만나게 되었다.
“오늘 셔츠가 참 잘 어울려요!”
그저 인사처럼 건넨 말 한마디가,
“쟤 아부한다.”
“저 사람 좋아하는 거 아냐?”
“별로 안 어울리는데 빈말 잘하는 스타일인가 봐.”
“좀 오버한다.”
“나서는 타입이네.”
어째서인지, 내 의도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로 변질될 때가 있다.
조용히 있으면 숫기 없는 사람,
적극적으로 다가서면 깊이 없는 사람.
나는 늘 극단의 해석 속에서 오해를 받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니 뗀 굴뚝에도 연기는 난다는 걸.
사회에는 못난 이들이 있다.
자신의 이익과 자존심, 질투와 시기로 남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
그들에게 눈에 띄지 않으려, 나는 나를 낮추고, 말끝을 흐리고, 비위를 맞추며 거짓 웃음을 지었다. 그러다 보니 언제부턴가 내 안의 선택과 판단은 사라지고 없었다.
문득, 내가 무엇을 먹고 싶은지도 정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돈까스를 좋아했던가? 매운 걸 못 먹었나?
옷장을 보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원래 이런 옷을 입었나? 언제부터 이런 스타일을 좋아한 거지?
잘하고 싶다는 마음,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결국 나를 공격하고 있었다.
물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과만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무대 같았다.
나는 지쳤다. 이렇게는 더는 살 수 없다.
그래서 벗어나려 한다.
이제는 나를 위한 질문과 고민을 하고 싶다.
남에게 설명하기 위한 삶은 결코 나의 삶이 아니다.
남이 만들어낸 ‘나’를 해명하는 데 시간을 쏟지 않으려 한다.
물론 겁이 난다. 무섭다.
하지만 나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타인의 과시와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아직 "나"라는게 정확히 뭔지 모르겠지만,
나, 잘 살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