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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빛 Dec 01. 2022

사춘기인가

유연근무하는 아빠

초5 사춘기인가?


아이가 집에만 있으려고 합니다. 사춘기인가. 부모도 육아공부하고 알아야 합니다.


첫째아이 혼을 냈습니다. 그러면 안 되는데... 또 후회. 아이는 방에 들어가 나오지 않고 바로 자 버렸습니다. 아이가 동생과 싸우고 안 좋은 말을 해섭니다. 아빠한테도 좀 심한 소리를 했었고. 동생은 감싸고 자기에게만 혼을 낸다며 화를 냈습니다. 다소 거친 말과 해선 안되는 어휘들쏟아냈습니다. 듣고보니, 이 아빠가, 엄마가 썼던 단어들. 결국 부모가 썼던 단어. 다 우리부모 잘못입니다.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그 거울인 부모의 잘못이지.


주말 아침. 날씨가 좋습니다. 바람을 쐬러 가자고 했습니다. 둘째아이는 신이 나서 따라 나섭니다. 하지만 첫째아이는 입이 나와 있습니다. 같이 갈 태새가 전혀 아닙니다. 뭔가에 불만이 가득합니다. 함께 움직이기를 희망하는 부모의 마음을 모른 채, 첫째아인 분위기에 안 맞는 행동을 합니다. 아침부터 워가 삐걱되기 시작. 요즘에 이런 일이 잦습니다.


왜 일까? 초5가 되면서. 정확히는 초등 4학년이 되면서부터 였던 것 같습니다. 아이의 주관이 강해지고 아이가 엄마아빠를 따라 산책이나 쇼핑, 시장구경에 나서길 싫어합니다. 혼자 집에 있겠다는 반응잦습니다. 기분좋게 바람쐬러 가족이 함께 움직이고 싶은 부모의 마음에 벌써 초장부터 생채기가 나기 시작하는 게 다반삽니다. 엄마아빠는 좋게 좋게 타이르다, 아이반응이 없고 입이 나온 아이를 구스르다가 짜증과 화를 내기 시작하고. 이전에는 엄마아빠가 거의 부탁조로 애를 타이르면서 데리고 나갔습니다. 그러다 점점 포기쪽으로 기울게 됐습니다. 이젠 싫다는 아이를 집에 두고 둘째아이만 데리고 집을 나서곤 합니다. 한 아이를 빼고 나가는 부모의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나간 김에 오랜만에 외식도 하려 했던 부모의 계획이 다 어그러집니다. 기분좋게 꽃도 보고 쇼핑도 하려는 부모의 마음. 계획이 엉망이 되어 집을 나서는 부모의 마음. 한 아이 빼고서 좋은경치 구경하는 부모의 마음이 좋을 리 없습니다. 함께하고픈,  정말 따스한 마음 뿐이었는데. 이도 부모의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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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이런 고민을 아버지께 얘기했습니다. 아버지는 의외로 첫째아이의 맘을 읽어냅니다. 그냥 두라고. 다 그 시기엔 그럴 수도 있다고. 나(아버지)도 기억을 더듬어보면 나도 그때 국민학교 5-6학년때 그랬엇던 것 같다고. 다 이 시기가 지나면 다시 엄마아빠와 같이 하게 될 거라고. 위안의 조언.


그 이후, 요즘은 아이를 끌고 나가려 하지 않습니다. 아이 마음에 상쳐가 될까 봐. 억지로 끌고 나갔다가는 결국 그날 하루가 엉망이 되어버리니. 아이는 나가서도 입이 나와있고 간만의 외식 분위기도 이상하게 되고... 해서. 어디 책에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이는 1춘기, 2춘기, 3춘기, 4춘기... 4번의 변화의 시기를 거친다고. 첫째아이도 그 변화의 시기라서 그런걸까? 시간이란 게, 기다려 주면... 인정해 주면 될 것을... 부모의 시각으로 그 시간을 기다려주지 못하고 다급해 하는 것일까?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부모는 아이가 외톨이가 될 까 싶어 걱정인데. 그것도 "무지"에서 온 착각일까? 아이는 코로나 시기 사람들로 가득한 쇼핑몰이나 밖이 무서워서 안 가겠다는 건데... 그걸 이 부모가 이해 못하고 가자고 강요한... 부모의 배려심 부족이 원인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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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첫째아이가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엄마아빠는 내 편은 안 들어주고 동생 편만 든다고.. 동생 말만 귀담아 듣고 내 말은 안 듣는다고..................


엄마아빠는 나름 첫째아이 위주로 모든 의사결정을 하려고 노력하는 데도 아이는 정작 그걸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이 요즘 엄마아빠 vs. 첫째아이의 신경전입니다. 예전엔 아빠(첫째 위주의 교육) vs. 엄마(어린 둘째 위주의 교육법)으로 많이 싸웠습니다. 그러다 서로 육아책을 찾아읽고 좋은 동영상 교육도 듣고 하면서, 첫째 위주의 교육으로 선회하여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그런 우여곡절과 나름의 노력으로, 아빠와 엄마는 어떠한 의사결정의 기로에서는 그래도 첫째아이를 우선시하여 결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로 둘째아이는 항상 불만이지만, 둘째 나름의 성격으로 쿨 하게 넘어갑니다.


이런 가족의 노력을 모르는 걸까요? 첫째아이는? 오늘도 동생과 싸우고 아빠에게 한 소리를 들은 첫째아이는... 오늘도 아빠는 첫째편만 든다! 내 말은 듣지않는다! 내가 억울하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그리고는 어디서 배웠는지 다소 거친 예의없는 단어들을 쏟아냅니다. 아... 아빠 그리고 엄마가 둘이서 대화하던 어른식 단어! 이건 우리 부모가 쓰던 단어. 우리 잘못이다!!! 첫째아이는 아마도... 이 단어의 의미를 아는 지 모르는지...


애한테 주의를 줍니다. "그런 단어는 안 좋은 예의없는 말이야! 어디서 그런 단어를 쓰니? 누가한테 배웠어? 방에 들어가서 생각해~!" 아이가 방으로 들어갑니다. 아빠와 엄마는 서로 어이가 없어 쳐다봅니다. 그러다... 아이엄마가 얘기합니다. "이건 애 잘못이 아니고, 우리 잘못이야..." "우리가 대화하면서 쓰던 단어같아"....고. 아이에 대한 원망보다는 우리에 대한 잘못과 미안함으로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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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일찍 회사로 출근하면서, 아이방에 조용히 들어갔습니다. 보통때 같으면 엄마아빠와 같이 자겠다고 하는데, 어제는 삐져서 혼자서 자기 방에서 자고 있습니다. 방이 다소 찹니다. 이불을 걷어차서 이불은 저 쪽에 있고 춥게 웅크리고 잡니다. 아직 봄 새벽의 찬기운 때문인지 방 기운이 찹니다. 아빠가 이불을 덮어 주었습니다. 어제 소리치고 혼 낸 미안함으로, 아이 얼굴과 머리를 여러번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아는지 모르는지 눈을 찌근 감고 잠에 빠져 있습니다. 아이 자는 모습에 마음이 사르르 녹았습니다. 괜히 아이를 혼내서... 다 부모 잘못인 것을... 왜 부드럽게 타이르거나 기다려 주지 못했을까? 아이도 나름 어떤 말을 하고 싶었을 지도 모르는데... 왜 아이 말을 탁 막아버리고 방에 들어가 생각해! 라고 섣부르게 말해 버렸을까? 아이가 말할 기회를 왜 막아버렸을까? 왜 "아... 니가 그런 마음이었어? 그랬었구나~"라고 말하지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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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도 책을 읽고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육아공부. 부모도 그냥 시간이... 혹은 과거 내가 교육받은 방법이 그냥 가르쳐 주겠지.. 생각하면 안 됩니다. 2번 사는 삶이 아니라서 부모도 말만 부모지 아이와 다름없이 초심자입니. 사실 엄마아빠도 잘 모르면서 아이한테 그 생각을 강요하게 됩니다. 욱 할땐 내 생각만 맞는 것 같고 아이 말은 다 틀린 것 같은데... 돌아서면 후회합니다. 사실 엄마아빠도 모르는데. 그래서 부모도 배워합니다. 나도 첫 경험이지 않은가? 나의 화는 아이의 화로 대물림되고, 나의 따스함은 아이의 따스한 마음으로 대물림되고. '얘야, 미안해. 아빠가 몰라서. 아빠도 자꾸 공부하고 고치려도 노력할 게. 아이야, 미안해. 아빠의 아들로 와 줘서 고마워. 아빠가 자꾸 그걸 잊고 사네.'


어제 혼자서 외롭게 잤을 텐데... 첫째아이 학교 가기 전에 전화를 했습니다. "아빠가 어제 화내고 동생편만 들어서 미안해! 아빠가 네 말에 좀 더 귀담아듣고... 그러려고 노력할께... 미안해~"


2022-봄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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