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사건 이후 긴 연휴가 찾아왔다.
ADHD아이들에게는 루틴이 중요하다고 한다. 불규칙적인 생활이 반복되면 이 아이들은 더 흐트러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하지만 어린이날이다.
아이가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으면 하는 게 부모 마음이다.
우리는 미리 예약해 둔 카라반에 가서 자연을 만끽했다.
과학관도 가고 어린이날 행사도 갔다.
아이도 우리도 그 시간만큼은 걱정을 잊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엔 불안이 고개를 든다.
이대로 괜찮을까.
관련 유튜브를 보다 남자아이에 특화된 미술 수업을 하는 유명 유튜버의 영상에 빠져든다.
문제 행동을 가진 남자아이를 미술 수업을 통해 관찰하고 아이와 부모를 코칭해 준다.
얼마간의 수업과 코칭이 끝나면 아이는 다른 아이가 되어있다.
이거다!
이것이 우리를 구원해 줄 것이다.
마치 사이비 종교나 무속 신앙에 심취하듯 나는 그분이 운영하는 미술학원을 미친 듯 서치 한다.
아쉽게도 우리 지역엔 분점이 없다.
그나마 가장 가까운 곳이 대구다.
명성 있는 병원이나 관련 치료센터가 지방은 많이 부족하다.
이래서 대도시에 살아야 하나보다.
씁쓸함을 뒤로 한채 샘플 수업을 신청해 본다. 자리가 거의 없다.
6월에 한 자리가 비어 빛의 속도로 신청을 한다.
신청이 완료되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쉰다.
뭔가를 이룬 거 같은 일말의 뿌듯함이 깃든다.
그날이 금요일지만 괜찮다.
정식으로 수업을 받게 되면 매 주말 대구로 출근해야 하지만 아이를 위해서라면 괜찮다.
모든 걸 감수할 수 있다.
우리 아이의 문제행동이 줄고 그룹수업을 하며 사회성도 기를 수 있다면 우린 뭐든 할 수 있다.
관련 영상들을 보며 마치 그분의 광팬인양 수십 개의 캡처본을 만들었다.
기억하기 위해서.
그중에서도 우리 아이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만한 부분들을 정리해 보았다.
자신의 예민함을 다스리기 위해 상대를 통제한다. 자신의 불안을 조절하기 위한 기제이다.
방어기제임을 모르고 이상한 애 취급을 하면 더 크게 행동한다.
이것 때문에 두려웠고 불안했고 속상해서 이렇게 했구나 하고 알아주어야 한다.
방어기제가 쭉 떨어져야 훈련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네가 눈물 딱 그치고 '이제 준비됐어요'라고 조절이 되면 그럼 나갈 수 있어. " 조절해서 기분 좋게 나가는 것까지 완성되어야 훈련이 되는 것이다.
자기 세계가 강한 유형은 훈육이 잘 되지 않는다. 반드시 주목을 시켜서(시야를 뺏어서, 아이의 욕구를 짚어) 그 세계에서 빠져나온 후 눈을 보고 가르쳐야 한다. 공격적이어서는 안 된다.
짧게 얘기해야 효과적이다.
기분 좋은 눈 보기 훈련을 시켜라.
좌절 내구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그걸 받아들일 시간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훈육하는 것도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높은 이상을 가진 아이의 경우, 좌절감을 느끼지 않도록 단계를 잘 나눠주는 것이 중요하다.
너는 저걸 만들 수 있어. 지금은 아니야. 단계가 조금 필요하지.
좋은 훈육도 불필요한 감정이 들어가면, 아이가 왜 훈육을 받았는지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당시의 정서만 기억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상냥하게 들어주거나 단호하게 거절하거나 두 가지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두 가지를 하나로 엮어서 이야기해야 한다.
이거 너무 하고 싶지? 그 마음 너무 알아(수용). 하지만 오늘은 안 돼. 오늘은 여기 까지야(단호함).
아이의 사회성을 기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의성(문제 행동이 일어난 순간 바로 가르치기)이다. 또래와 노는 아이의 행동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교정해 주어야 한다.
아이가 눌리지 않을 정도의 교정이 필요하다. 다시 한번 일어나는 과정을 반복하는 교육이 중요하다.
덥석 안거나 손이 먼저 나가는 등의 충동이 큰 아동은 무턱대고 훈육하기보다 타인에게 다가가기 위한 올바른 프로세스를 알려주어야 한다.
친구를 안기 전에 얼굴을 먼저 봐야 해. 친구 물건을 손 대기 전에 꼭 물어보고 만져야 해.
아이의 문제 행동을 교정하는 것에 매몰되면 어느새 아이에게 지적만 쌓이게 된다. 아이가 지금 어떤 경험을 위주로 하고 있나에 집중해라.
최민준의 아들TV
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