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반 사람이 연수반으로 올라왔다. 처음이니까 나한테 먼저 가라고 했다. 그런데 뒤에서 자꾸 내 발을 손으로 쳤다. 먼저 가라고 양보하였으나 아니라며 계속 내 뒤에서 출발했다. 그 후에도 몇 번 나의 발에 뒷사람 손이 닿았다. 괜히 조급해져서 속도를 오버하게 되고 결국 금방 지쳐버렸다. 힘들어서 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사람이 내 앞에서 출발하고 있었다. 거리가 어느 정도 거리가 벌어지고,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내 페이스에 맞춰 수영을 마무리했다.
수영 끝나고 같은 반 회원님에게 뜻밖의 정보를 들었다.
"새로 온 분 수영 한지 7개월 됐대요."
"네? 정말요? 엄청 잘하시던데..!"
"선생님이 그건 타고난 사람이라고 하네요.."
"........ 하..... 그렇군요."
난 수영을 시작한 지 이제 8년 차가 되었다. 그런데 7개월 배운 사람이 나보다 더 빠르게 간다. 잘한다. 갑자기 현타가 온다. 나의 8년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남이랑 비교하지 말자. 비교하지 말자. 오직 어제의 나와 비교하자. 난 어제보다 한 바퀴 도는 것이 덜 힘들고 더 빨라졌으니 그걸로 된 거야!’라고 생각했지만, 7개월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현타가 온 것은 사실이다. 정말 노력하는 사람은 타고난 사람을 이길 수 없는
것인다.
좌절했는데 오늘 강사님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수영 잘하는 것은 재능이 1%고 나머지는 노력, 즉 계속 연습하고 운동하면 99%가 채워진다고 했다. 그 말에 다시 용기를 내어 99%의 노력을 해보려고 한다.
그래~ 선수할 것도 아닌데 그냥 내가 좋아하는 거 하고 싶은 대로 맘껏 하고 즐기자.
가수를 좋아한다고 꼭 노래를 잘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배우를 좋아한다고 꼭 연기를 잘해야 하나?
수영을 좋아한다고 꼭 수영을 잘해야 하는 건 아니지!
맞아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