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NA, RNA, DNA 무엇이 생명의 기원인가
자비롭고 전능하신 하나님이 계획적으로 살아있는 애벌레의 체내에서 그것들을 먹고사는 기생곤충을 설계하여 창조하셨다는 것이나, 고양이가 쥐를 가지고 노는 것 등을 나는 이해할 수 없네.
찰스 다윈
생명체의 기원은 단백질이 먼저 만들어졌다는 단백질우선론, RNA와 단백질이 동시에 만들어졌다는 동시론 등이 있으나 RNA가 먼저 출현했다는 것이 유력하다. 1980년대 월터 길버트(Walter Gilbert)는 RNA가 생명의 기원이라는 RNA 세계(RNA world)가설을 제시했다. 그는 DNA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방법을 개발하여 노벨 화학상을 탔다. 자신의 염기서열을 스스로 복제하는 RNA 분자가 최초의 생명체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980년대에 제기된 RNA 세계가설은 RNA가 유전 정보(DNA의 기능)와 생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촉매 기능(단백질의 기능)을 모두 가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RNA가 최초의 생명이며 DNA는 RNA가 진화하면서 생긴 물질이라는 관점이다. 생명의 기원으로서 효소 기능을 가지는 최초의 분자는 RNA로 추정되며 이로부터 단백질 효소가 진화된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RNA는 안정성이 떨어져 이중 나선을 형성하는 안정적인 DNA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고 추정한다.
지구상에서 생명은 무기물, 유기화합물, 고분자화합물 아미노산, 뉴클레오티드(nucleotide)로 전개되고 여러 개의 뉴클레오티드가 연결되어 RNA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RNA는 두 가지 역할을 다한다. 즉 자기복제도 하고 복제를 위한 정보도 제공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이자 하드웨어인 셈이다. 유전형질을 가질 만큼 정확히 복제를 한 최초의 분자는 아마도 RNA로부터 왔을 것이다. 실제로 일부 바이러스는 DNA 대신에 RNA를 자신의 유전체(genome)의 기초로 삼는다. 이렇게 RNA가 두 가지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RNA가 최초의 생명체임을 암시하는 이론을 태동시켰다. 이러한 이론은 생명의 복잡한 신진대사(metabolism)의 시작 이전에 더 나아가 세포 이전에 유전자코드가 먼저 진화하였다고 말한다.
그런데 2019년 RNA가 최초의 생명이라는 것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RNA와 DNA는 하나의 형태(2-thiouridine)로 같이 생겨나 존재했지만 진화하면서 분리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2020년에는 생명의 기원에 대해 유사한 관점이 나왔다. 초기 생명체에 있어서 필수적인 세 가지 성분은 유전 정보를 저장하는 뉴클레오티드 가닥과 세포 프로그램을 위한 아미노산 단편, 그리고 세포 내 구조의 벽을 형성하는 지질이다. 이 세 가지 성분을 모두 형성할 수 있는 단일 화합물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는데, 그 단순한 화합물(diamidophosphate, DAP)이 밝혀진 것이다. 최초의 생물이 탄생하기 전부터 지구에 존재한 단순한 화합물이 DNA 구성 요소를 화학적으로 결합해 원시 DNA의 가닥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이 발견은 DNA를 비롯해 RNA가 유사한 화학 반응의 산물로 함께 생겨났으며, 최초의 자가 복제 분자가 이 두 물질의 혼합물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이 혼합물이 어떻게 진화해 확산되었으며, 그것이 ‘생명체의 씨앗’이 될 수 있는지 제시했다. 이번 발견은 수십 년 동안 거의 정설처럼 여겨져 온 ‘RNA 세계 가설(RNA world hypothesis)’과 거리가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제노핵산(제노핵산, Xeno Nucleic Acids, XNAs)이라는 분자가 RNA로 진화한 다음 다시 DNA로 진화했다는 가설을 제기한다. 이렇게 제노핵산으로부터 최초의 생명이 나왔을 수 있다는 연구가 2021년 발표되었다. RNA와 달리 제노핵산 복제에는 효소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효소 없이 제노핵산을 합성하였다. 제노핵산이 RNA 이전에 존재할 수 있다는 가설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증거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1-21128-0#citea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