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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사회로부터 물려받은 노벨과학상 유전자

2008년 노벨 물리학상은 자연계의 대칭성이 깨지는 현상을 규명한 난부 요이치로(Yoichiro Nambu, 1921~ 2015) 교수, 고바야시 마코토(Makoto Kobayashi) 박사, 마스카와 도시히데(Toshihide Maskawa) 교수가 받았다. 사카타 쇼이치(1911~1970)는 1946년 나고야 대학에서 후진을 양성하여 제자들이 노벨상을 받는 공헌을 했다. 그의 제자가 바로 마스카와 도시히데와 고바야시 마코토, 난부 요시치로이다. 그래서 ‘노벨상은 사회적으로 유전된다.’라는 말도 나온다. 페르미 연구소의 난부 요이치로 교수는 대칭성이 깨지는 것을 수학적 모델로 만들었다. 우주가 탄생한 당시 입자와 반입자가 빛을 내며 소멸했지만 어느 순간 입자가 반입자보다 많아지며 물질을 구성하기 시작하여 오늘날의 우주가 존재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 입자가 많아졌다는 이 이론은 대칭성이 깨져야만 설명이 가능한데 고바야시와 마스카와가 증명했다. 고바야시와 마스카와는 자연계의 쿼크의 존재를 보여주는 비대칭의 기원을 발견한 공로이다. 2001년 미국과 일본 연구팀은 각각 대칭성 붕괴를 실험으로 확인했는데 그 결과는 두 교수의 이론적 예측과 정확히 일치했다. 일본의 노벨상 과학 분야 수상자수는 세계 5위권이다. 일본은 1854년 미국과 조약을 체결해 일찍이 문호를 개방하고 서구 문화를 받아들였다. 이어 메이지유신으로 근대국가의 틀을 만들고 많은 인재가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와 일본 기초과학의 기반을 이루었다. 한번 시작하면 평생 파고들거나 대를 물려 이어가는 ‘장인정신’의 연구풍토도 한몫했다.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로부터 배운 연구자는 노벨상수상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1972년까지 미국의 노벨상 수상자 92명 중 절반 이상인 48명이 노벨상 수상자 밑에서 연구를 했거나 지도를 받았다. 한 명의 스승 밑에서 다섯 세대에 걸쳐 수상자를 배출한 사례도 있다. 1909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독일 화학자 빌헬름 오스트발트의 경우 대학원생이던 벨터 네른스트가 1923년 화학상을 받은 이후 1960년까지 총 5세대를 거치며 노벨상을 휩쓴 명문 계보를 만들었다.


‘노벨상은 가족들 간에 유전된다.’라는 말도 나온다. 1903년 마리 퀴리(Marie S.-Curie, 1867~1934)와 피에르 퀴리(Pierre Curie, 1859~1906) 부부는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1911년 마리 퀴리의 노벨화학상, 1935년 딸 이렌 졸리오 퀴리(Irène Joliot-Curie, 1897~1956)와 프레데릭 졸리오(Jean Frédéric Joliot-Curie, 1900~1958) 부부의 노벨화학상으로 가족의 노벨상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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