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잘 웃고, 활기를 띠며, 의욕적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이다. ‘도파민이 그를 들뜨게 한 것이다.’ 도파민은 연애 초기에 많이 분비되며 차츰 줄어든다. 시간이 꽤 흐르면 안정감을 주는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이 증가한다. 뇌의 입장에서 보자면 뇌를 좀 더 안정화시키고자 하는 속성이다(브레인미디어, 2014.3.26.).
사랑을 하면 뇌에서 다양한 화학물질이 분비된다. 도파민(Dopamine)은 첫 번째 호르몬으로 호감을 느꼈을 때 분비된다. 아드레날린(Adrenalin)은 훨씬 강력하여 ‘작업’을 시작하거나 또는 ‘적극적인’ 접근을 할 때 분비된다. 함께 있으면 피로를 잊고 얼굴이 빨개진다. 페닐에틸아민(phenylethylamine-PEA)은 더 강한 호르몬으로 애착 내지 집착을 낳는다. 밤새 기다리거나 끊임없이 전화를 하게 만든다. 중독성이 있어 오래 분비되나 내성이 생겨 싫증으로 이어진다. 사랑의 유통 기한이 18개월이라는 말은 바로 이 호르몬에서 나온다. 페닐에틸아민과 옥시토신은 뇌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가 있어 너무 많이, 너무 오래 나오면 피곤해지고 사랑이 식어간다(문화일보, 2009.8.24.).
사랑이 계속 유지되려면 도파민이 필요하다. 똑같은 보상 경험이 반복되면 쾌감이 줄어든다. 처음의 불타오르던 열정은 사라진다. 열정이 지속되는 시간을 길어야 2~3년 정도로 본다. 사랑도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작용한다. 이 시기가 지나면 같은 이성에게 더 이상 설렘과 열정이 느껴지지 않게 되고 쾌감을 원하는 도파민은 새로운 이성에게 끌린다. 열정은 사라졌지만 대신 끈끈한 애착과 유대, 안정감이 준다.
약혼 또는 결혼을 하면 사랑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진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결혼초기에는 여자의 사랑이 더 강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여자가 남자보다 사랑이 더 빨리 식는다. 2023년 연구에 의하면 3년 이상 된 여자는 2년 미만일 때보다 60% 떨어진다. 반면 남자는 불과 0.4%밖에 안 떨어져 차이가 거의 없었다. 약혼·결혼생활이 오래된 여자는 남편과 함께 있을 때 설레는 사랑(excited love)의 감정이 80% 가까이 줄었다. 반면 남성은 그 감소폭이 30%로 훨씬 작다. 그 원인은 추정해볼 수 있다. 결혼 생활이 길어질수록 여자는 집안일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반면, 남자는 휴식, 수면, 낮잠에 더 많은 시간을 쓴다. 아기가 탄생하면 여자는 자녀에게 사랑이 집중한다. 그러나 결혼한 지 약 7년이 지나면 부부 모두 사랑을 느끼는 빈도가 거의 같다. 비록 낭만적인 열정과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그라지지만 지속된다. 도파민의 사랑효과는 오랜 연구로 증명되었다. 2005년 연구에 의하면 파킨슨병으로 도파민 작용제를 처방받은 환자 15명 중 14명에게서 과잉성욕이 나타났다.
도파민은 사랑호르몬이기도 하지만 ‘바람’ 호르몬이기도 하다. 2010년 연구에 의하면 젊은 사람 중 도파민 수용체 D4(dopamine receptor D4)의 7R 대립형질(7 R-allele)이 한 번 이상 반복되는 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전체의 24%를 차지한다. 이들은 성적으로 훨씬 자유분방한 생활을 한다. 이 대립형질이 없는 사람은 ‘하룻밤 섹스상대’ 경험이 24%였지만 긴 유전자를 가진 그룹은 45%에 달했다. ‘바람’도 짧은 유전자 그룹은 22%였지만 긴 유전자 그룹은 50%에 달했다. 대립형질이 반복적으로 있는 사람들은 다양한 성경험에 더 적극적인 관심이 있다.
연구를 신중하게 읽어보면 바람기가 높은 대립형질을 가졌다 해도 이들의 절반 정도는 외도를 하지 않는다. 당연히 도파민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성호르몬, 관계, 윤리의식, 심리 등 많은 것이 영향을 끼친다. 사회적으로는 바람기 유전자를 가졌다고 불륜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 만일 그것이 지나쳐서 결정적이라면? 아무튼 인간은 불완전하고, 모순적이며, 예측할 수 없는 존재로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