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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동물, 분자시계와 화석증거

과학자들은 생물이 분화한 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 분자시계를 통해 최초의 동물인 해면동물이 약 10억 년 전 등장했을 것으로 추측해왔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화석이 발견되지 않아 이 같은 가설을 증명할 수 없었다.


지난 2000년경 약 6억900만 년 전 암석에서 발견된 0.5㎜ 크기의 세포 덩어리 화석(Caveasphaera)에 대하여 논쟁이 진행 중이다. 2019년의 연구에 의하면 동물과 같은 배아 발달이 동물 화석이 나타나기 훨씬 전에 이뤄졌다는 추정이 나왔다. 이 화석이 동물이 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배아 내 세포를 분류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이 배아들이 좀 더 복잡한 생물이 됐다는 증거는 갖고 있지 않다. 어류에 기생하는 원생생물(Ichthyosporea)도 이 배아와 비슷한 세포군체를 형성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동물 배아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 동물에 가까운 미생물과 원시동물의 초기 배아 단계를 모두 닮은 특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화석은 가장 오래된 동물이 화석기록으로 나타나기 훨씬 전에 동물과 같은 배아 발달이 이뤄졌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입장이다.


해저에서 기어 다닌 것으로 보이는 약 5억 5천만 년 전의 초기동물(절지동물) 화석이 발견됐다. 이 동물 화석은 일링기아 스피시포르미스(Yilingia spiciformis)라고 명명됐다. 이 화석은 공룡시대나 판게아 초 대륙 훨씬 이전인 에디아카라기(Ediacaran Period) 때의 것이다. 이번 발견은 몸체가 분절되고 움직이는 동물들이 5억 5000만년 이전에 진화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동물은 절지동물로 몸의 일부를 번갈아 움직이며 해저 진흙 바닥을 기어 다닌 것으로 추정된다. 학계에서는 이들의 출현 시기를 6억 3500만 년~5억 3900만 년 사이 선캄브리아대의 마지막 지질학 시기인 에디아카라기로 추정하고 있다. 동물의 이동성은 지구에 영향을 미치고, 궁극적으로 생물들이 크게 번성하게 되는 캄브리아기의 기질 및 토양 혁명(Cambrian substrate and agronomic revolutions)으로 이어지게 됐다.


2021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 화석이 캐나다에서 발견됐다. 캐나다 북서부 산악지대에서 발견된 암석에 해면동물의 뼈대와 유사한 삼차원 구조를 확인했고, 인접 지층 연대 측정 결과 약 8억9천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었다. 기존에 확인된 가장 오래된 동물 화석의 연대인 5억4천만 년 전보다 3억년 이상 이전 시기다. 이번 발견은 동물의 최초 등장 시기에 대한 기존 가설을 확인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산소가 희박했던 약 10억 년 전 지구 환경에서도 해면동물이 생존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1-03773-z


 다만 이번에 발견된 암석구조물이 당시 살았던 특정 해면동물의 화석인지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아직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일부 과학자들은 광물 결정이나 미생물의 흔적일 수 있다고 반박한다. 미생물도 이번에 발견된 것과 같은 이상한 형태를 만들 수 있으며 때로는 결정도 생명체와 비슷한 형태를 만든다는 비판이다. 이전에도 나미비아와 러시아, 호주, 중국, 캐나다, 우크라이나 등에서 해면과 유사한 화석들이 발견됐지만 확증된 사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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