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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Jan 25. 2022

인간의 비극 치매, 노력해야 한다


치매는 누구나 피하고 싶은 비극이다. 인간 존엄성이 완전히 상실될 뿐만 아니라 가족의 고통도 심각하다. 때로는 온화했던 부모가 갑자기 폭력적으로 바뀐다. 최근 기억을 전혀 못하기도 한다. 자식도 못 알아보기도 한다. 치매는 유전적인 요인도 많다. 우리는 유전자를 바꿀 수가 없다. 다만 노력하여 탈출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한다. 인생의 마지막을 비극으로 끝내기를 바라지 않는다.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의학적으로 검증된 치매 예방법은 혈관 질환에 걸리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혈관성 치매는 금연을 하고,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이 많아지는 동물성 지방 섭취의 절제, 운동을 통해 고혈압, 동맥 경화 등 혈관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하면 예방이 가능하다.


나이 들어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치매 위험은 높아진다. 운동을 하면 건강 유지와 체중 감량은 물론 뇌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린다. 유전적으로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이라도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30% 이상 감소한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도 운동을 하면 뇌에서 특정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인지기능을 호전시킨다. 세밀한 손동작을 사용하는 그림 그리기나 목공, 자수 등의 취미를 갖는 것이 좋다. 


흡연과 음주는 혈관 질환에 나쁘다. 흡연은 혈관을 좁혀 혈관성 치매로 치달을 수 있다. 장기간의 과음은 알코올성 치매를 일으킬 수 있다. 


젊을 때부터 짠 음식을 덜 먹고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절제해야 한다. 염분이 많거나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과다 섭취하면 혈압이 올라가고 혈관 이상을 초래해 치매에 걸릴 가능성을 키운다. 이미 고지혈증 등 혈관 질환이 진행된 사람이거나 당뇨병이 있다면 열량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글을 매일 읽고, 직접 쓰는 등 두뇌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것도 좋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친구들과 자주 만나고 사회 활동을 하는 것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갇혀 생활하면 우울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우울증은 치매 위험을 높인다. 사회적 관계가 활발한 사람이 뇌의 부피가 더 크고 인지기능이 좋다.


사회적 관계가 활발한 사람들은 대부분 말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는 경청 습관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람들은 원래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 뇌가 더 젊기 때문이다. 자기 말만 하는 사람보다 타인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의 뇌가 훨씬 건강하고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도 낮다. 경청 습관이 있는 사람들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보다 뇌의 나이가 최소 4살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회복력은 뇌의 노화를 막고 뇌 질환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한다. 인지회복력이 좋은 사람들은 경청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이이며 그 다음으로는 자신의 말을 들어줄 수 있는 친구나 가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회복력이 좋다. 인지회복력이 가장 떨어지는 사람은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알츠하이머 같은 퇴행성 뇌질환 가능성이 다른 사람들보다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연습을 통해 뇌 기능과 인지 회복력을 높일 수도 있다. 대표적인 퇴행성뇌질환인 알츠하이머 치매에 대한 치료법이 없는 상황에서 인지회복력이 중요하고 그 핵심이 경청에 있다.


2022년 1월 치매를 앓고 있는 80대 노인을 폭행한 혐의로 김천의 한 노인보호센터 원장이 구속되었다. 체중 42㎏ 정도로 힘없고 왜소한 할머니를 원장과 요양보호사 3명이 방안에 가둬 놓고 집단으로 폭행했다. CCTV 영상에는 할머니의 머리채를 잡고 무릎으로 누르거나 손과 발을 묶고 바닥으로 내동댕이쳐 얼굴을 때렸다. 이로 인해 할머니는 갈비뼈 3개가 골절되고 몸 곳곳이 멍든 채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입원했다. 비극이다. 


생의 마지막이 비극적이면 자신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도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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