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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때 가출하기


운동이 우울증의 공식적인 치료법으로 인정하기 위한 증거는 아직 미비하여 인정되지는 않고 있다. 우울증 환자들을 대규모로 모집하고 집단을 비교해 운동의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운동’ 처방을 하려면 어떤 운동을 얼마나 강하게 할지와 개인적 특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어렵다. 또한 우울증 환자가 운동을 하려고 한다는 자체가 힘들고 고통스럽다. 운동을 강제하는 것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미국심리학회와 세계보건기구(WHO)도 운동을 추가적인 권고사항으로 한다.


2022년 약 2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운동이 ‘마음’에 좋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일주일에 2.5시간 빠른 걸음 걷기 운동을 한 사람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 위험이 25%나 줄어든다. 운동시간이 이보다 절반이라도 18%나 줄어든다. 그러나 운동시간이 2.5시간 이상 늘어나면 이러한 효과가 줄어드는 역효과가 난다. 기존연구를 종합 분석한 연구로 그 원인을 밝힌 것은 아니다.


2023년에도 관련연구가 계속 나왔다. 약을 먹는 것보다 운동 등 신체활동을 하면 우울증과 불안 등에 1.5배 치료효과가 있다는 연구이다. 운동의 강도를 높을수록 효과가 높아졌다. 운동을 너무 오래 하기 보다는 단기 및 중기로 잡아 집중적으로 운동하는 게 효과가 컸다. 특히 12주 이내에 집중적으로 운동을 하면 가장 효과가 좋았다. 걷기, 역도, 필라테스, 요가 등 모든 유형의 운동과 신체활동이 좋다. 운동 요법과 약물 복용을 병행하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2023년의 또 다른 연구는 운동 강도에 대해 다른 결과가 나왔다. 총 22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로 운동의 효과를 다른 우울증 치료법과 비교한 연구 중 가장 대규모이다. 그 결과 운동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꾸준히 운동한 사람의 우울감이 반 이상 감소했다. 항우울제나 수차례의 심리 상담을 받았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자전거, 웨이트 트레이닝, 힘든 달리기 같은 강렬한 운동보다 가볍게 걷는 일상운동이 더 좋았다. 정원을 가꾸는 것만으로 증상이 완화되기도 했다.

https://bjsm.bmj.com/content/early/2023/02/14/bjsports-2022-106282


운동이 우울증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많은 의사들이 동의한다. 굳이 의사가 아니라도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은 보통 사람도 느낀다. 운동이 우울증 예방이나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대부분 피부로 느끼는 사실이다. 우울하면 집을 나가자! 무엇을 하던 어디를 가든. 힘들게 마라톤을 하거나 높은 산을 가지 않아도 된다. 가면 더 좋지만. 가벼운 운동도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줄이고 숙면을 도와 우울증에 좋다. 야외 활동으로 비타민 D 수치가 높아지면 효과가 커진다. 운동은 뇌의 혈류를 개선하고 염증을 낮추고 면역반응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물론 만병통치는 결코 아니다. 자신에게 맞는 편한 운동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가장 좋은 운동은 스스로 기분이 좋고 좋아해서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이다.


특히 일조량 부족은 비타민 D의 저하를 불러일으키고 이는 다시 세로토닌의 활동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비타민 D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생활 방식의 변화가 수반되지 않으면 별 효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에만 있고 나가지 않으면 우울해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춥거나 더워도 비가 오는 날에도 돌아다니는 것이 집에 있는 것보다 도움이 될 수 있다. 집에 혼자 있기보다 가족 및 친구 그리고 사회와 소통하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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