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게 불안은 두려움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동행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작은 불안이 마음에 스칠 때가 있다.
해야 할 일들, 건강에 대한 걱정, 앞으로의 삶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중년이 되어도 이런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예전에는 불안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이제는 그 무게가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생각해 보면, 불안은 단순히 나를 괴롭히는 감정만은 아니었고, 오히려 나를 지켜주거나, 때로는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기도 했었다.
태어나면서 인간이 본능적으로 가지는 두 가지 불안(공포)은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과 큰 소리에 대한 불안이라고 한다. 이 개념은 존 B. 왓슨(John B. Watson)이라는 미국 심리학자가 제시했다. 나머지 공포들은 성장 과정에서 조건화(학습)를 통해 생겨난다고 본 것이다. 중년의 불안은 어디에 속할까?
불안은 마주하는 습관에 따라 영향력이 달라지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첫째,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의 불안을 짧게 적어보는 것이다. “건강 검진 결과가 걱정된다.”, “업무가 밀려 있다.” 이렇게 적어두면 막연한 불안이 조금은 구체적인 문제로 바뀌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은 행동을 계획할 수 있다. 30분 걷기, 업무는 우선순위 세 가지 정리하기 등으로 불안을 회피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순간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다.
둘째, 긍정적 자기 대화다. 거울 앞에서 “나는 충분히 해낼 수 있다”라고 말하는 짧은 순간이 하루를 다르게 만든다. 처음에 어색하더라도, 반복하다 보면 불안이 몰려올 때 자동으로 긍정적 사고가 떠오른다. 저녁에는 하루 중 감사했던 일로 마음의 대화를 한다. 작은 대화 속에서 불안은 희석되고, 따뜻한 마음이 채워진다.
셋째, 불안을 혼자 감당하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하루에 한 번은 친구나 동료에게 안부를 전한다. “잘 지내?”라는 짧은 메시지가 서로의 마음을 연결해 주며, 주말에 오랜 친구와 커피를 마시며 나누는 이야기는 불안을 더 이상 무겁지 않게 만든다. 사회적 관계는 불안을 덜어내는 든든한 안전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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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건강 관리와 자기 돌봄은 불안을 다루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사는 불안을 줄이는 확실한 길이다. 가족과 함께 산책하거나, 건강한 식사를 준비하는 시간은 불안을 완화할 뿐만 아니라 관계를 돈독히 한다. 건강한 몸은 불안을 긍정적 에너지로 바꾸는 든든한 기반이 된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작게 안도한다. 나의 태도와 습관에 따라 불안은 나를 괴롭히는 감정이 아니라, 나를 지켜주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것에. ‘문제 직시, 긍정적 사고, 사회관계, 건강 관리’, 이 네 가지 태도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불안은 더 이상 삶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성숙하게 만드는 동반자가 된다.
거울 속의 변해가는 나를 보며 노화를 두려워하는 것보다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삶의 만족도를 높인다. 중년의 나에게 불안은 이제 두려움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동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