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나의 관계
엄마의 아픔이 내 고통이었고, 내 고통이 엄마의 절망으로 나타났다.
나의 전 남자의 문제로 내가 공황장애와 우울증, 불면증을 겪는 과정을 그나마 격려해 주던 엄마까지도 공황장애가 심해져서 약을 드시게 되었다. 이모가 말했다. 나는 항상 엄마를 너무 생각하고 위해서 엄마가 아프면 내가 2~3배 이상 아프고 엄마라면 끔찍하게 벌벌 떤다고 말이다. 하지만, 다시 집에 돌아왔을 때 내 집에 내가 쓰던 방이 치워져서 엄마가 그 방을 이용하고, 내 침대를 동생에게 주고, 엄마의 방이 창고처럼 쓰이니 나는 정작 내가 있을 장소가 없었다. 누군가와 통화를 하던, 뭘 하던 간섭이 너무나 심했다. 무려 40이 넘어도 말이다. 내가 친구들과 여행을 간다고 해도 혹시나 남자와 둘이 가는지, 만난 지 두 달 만에 간다는 등의 이유로 단 한 번도 가지 못했다. 엄마와 동생의 극렬한 반응 때문에 말이다. 한편으로는 나를 위해서 내가 유린당하고 버림받을까 봐 걱정하는 것이지만, 그 걱정이 너무 심해서 나는 숨이 막히고, 답답했다. 어릴 적 연애조차 내 맘대로 해본 적이 없다. 대학생 때 남자 친구들이 생기면 난 엄마에게 숨겨야 했었다. 그 친구들의 가정환경에 대해 물어보거나, 그 친구들과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해서 정신이 없으면 그러려니 하면 되는데 그것을 보지 못했다. 헤어지라거나 , 너무 늦게까지 통화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둥의 내일 어떻게 공부를 할 것이며, 아니면 내일 어떻게 출근할 것인지, 너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면서 그렇게 성질을 내고 화를 내었다. 그러니 나는 그것이 간섭 아닌 간섭으로 미칠 것 같았다. 내가 엄마의 구속물도 아니고 미성년자도 아니고, 오히려 엄마보다도 더 이성적인 생각도 하는데, 내 생각은 항상 어리석고, 모자라고, 순진하다고 치부하는 것으로 보였다. 동생까지도 내가 손위사람이 아닌 손아래 동생에게 하듯이 나를 대하니 말이다. 아무리 이전 사람으로 상처를 받았다고 해도, 내가 이제는 결혼이나 이런 것에 목메지 않고, 편안하게 사람들을 만나고, 가정 꾸리는 것에 신경 쓰지 않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통화하고 있으면 누군지 일일이 물어보고. 확인한다. 난 또 엄마에게 숨기고 심지 않아서 그저 다 얘기를 하지만, 오늘은 정말 너무 숨 막힌다. 차라리 이런 간섭 말고, 20~40세 사이에 남동생이 내게 심할 정도로 욕설이나 폭력을 행사해도 항상 엄마는 방임으로 일관하며 말했다. 불륜에 빠져있던 아버지에게 전화라도 할라치면 " 니 아버지가 생활비 끊으면 네가 책임질 것이냐며, 너만 참고, 너만 가만히 있으면 다 해결이 된다."라 말했다. 내겐 정말 하루하루가 지옥이었고 내편은 그 누구도 없었다. 그저 하나님께 울면서 기도하며 잠이 들었다. 아득해서 그 억울함이 희미해졌지만, 지금도 그 아들이 하는 말이라면 비유를 맞추며 전전긍긍하는 것이 너무나 지긋지긋했고, 내게도 내가 잘못했다고 알아서 기라는 듯의 지적을 하면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버지의 가스라이팅과 폭력적인 행동들을 그대로 보고 자란 동생 역시 똑같은 기행을 보이고, 아버지보다 더한 스트레스풀이과 지독한 예민함으로 자신이 기분이 나쁘면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얘기하지 않고, 심지어는 엄마에게 무슨 음식을 차리라거나, 아니면 차려준 음식을 그대로 가져다 싱크대에 부어버리거나, 그릇째 던져서 깨부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그 잘못된 관계에 대하여 나서면 결국 엄마와 동생의 원망이 내게 돌아오고, 나는 공공의 적이 되었다. 그렇게 살지 말라고 하지만 바뀌는 것은 지금조차 없다. 다행인 것은 내가 번 돈으로 내가 산 집에서 살고 있기에 동생이 내게 이전 부모님의 집에 살 때처럼 폭력을 행사하거나, 나가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폭언은 아직도 하고 있지만 말이다. 생활비를 동생이 대고, 나는 집을 사고, 자동차가 필요하다고 하여 내가 3; 동생 2; 엄마 1 비율로 이렇게 돈을 지불하고 구매했고, 동생이 노트북이 필요하다고 하자, 내가 사두고서 아끼며 사용하지 않던 고가의 노트북까지 주었다. 그렇지만 동생이나 엄마는 전혀 고마워하지 않는다. 당연하다고, 오히려 자기가 쓰는 돈이 더 많다고 주장한다. 내가 생색이나 내고 배은망덕하단다. 오히려 친척동생은 내게 언니 전세금이나 월세도 안 받고 가족들을 부양하고 있냐고 말하기에 내 집은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하였다.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 내가 제공하는 집, 차값의 일부분, 노트북, 이런 것은 내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었다. 그 이후로 나는 컴퓨터가 없어서 직장에 나가서 사용하거나 휴대폰으로 모든 것을 다 해결했으니 말이다. 정말 너무한 것 아니냐고 말하면 엄마는 내게 말한다. 그 노트북 고장 나서 이제 바꿔야 한다고. 생색내지 말라고 말이다. 산지 근 1년 동안 아끼느라 쓰지도 않던 고사양의 노트북을 자신의 데스크톱이 고장 났다 하여 그냥 내줬고 한 번도 내 것이라 우기거나 생색낸 적도 없었다. 그런데 나는 몇천만 원을 그들을 위해 썼지만, 그들에게 내가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내가 그것으로 생색을 유난히 낸다는 것이다. 오늘은 무작정 내게 자꾸 짜증을 내는 엄마에게 항상 그렇지 않냐고, 왜 그렇게 하는 거냐 지지 않고 싸웠더니, 그릇을 집어던지듯이 정리를 하시기에 살살 좀 놓으라 했더니 싱크대에 그릇을 집어던져서 깨 부수면서 소리를 지르며 부엌에서 나가신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에 화가 나지만, 집안의 망신이라고 절대 친척 언니나 그 누구에게도 동생에게 폭행당했고 이런 삶을 살았다고 얘기할 수 없었다. 엄마는 집안 망신 시킨다면서 네가 가만히 참고 있거나 몇 대 맞아주면 될 것을 장난으로 한 행동인데, 네가 아프다고 엄살 부리며 같이 때리니 서로 화가 나는 것 아니 냔다. 힘에서 이미 차이가 나는 내가 동생에게 화가 난다고 바보 같이 먼저 힘을 쓰며 때리기 시작했을까? 아직도 엄마의 행동과 말들이 이해가 되지 않고, 지금도 그 얘기를 꺼내면 미안하다가 아닌 또 옛날 얘기 꺼낸다고 화를 내는데, 나는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카운슬러는 내게 이런 내 가족 들와 독립해서 살아야 내 치유가 쉽다고 말한다. 하지만 방까지 같이 쓰고 있고, 누군가 통화를 하려면 눈치를 보면서 창고방에 가있어도 엄마는 영락없이 찾아와서 내게 늦었는데 언제까지 통화할 것이냐며 중얼거리면서 간다. 그리고 이제는 방에 가도 늦게 왔다는 등 신경질을 내신다. 아, 정말 답답하다. 사실은 이런 것들 때문에 답답해서 누군가에게 도피로 결혼을 했던 이유도 있었다. 그가 여자 문제만 없었다면 그의 무관심이나 거짓말 따위에도 나는 외로워하며 그냥 그와 살았을 것이다.
오늘은 지독하게 씁쓸하고 누군가에게 얘기할 수도, 어떻게 이 일들을 해결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카운슬러에게 창피를 무릅쓰고 말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