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러워하고, 존경하는 사람들
자신이 좋아하는 일, 취미를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보고 성공한 덕후, 내지는 덕업일치를 이뤘다고 말한다.
그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아서
이런 말 꺼내기가 조금 조심스럽지만 나는 그런 사람들이 너무나 부럽다.
내가 본 덕업일치는 크게 두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좋아하는 일과 적성을 찾아서 직업으로 바꾼 사람들,
그리고 일을 하다 보니 좋아하고 즐기게 된 사람들.
어느 쪽이든 굉장한 사람들이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오타니 쇼헤이.
오타니가 얼마나 훌륭한 야구선수인지는 설명하는 게 아까울 정도다.
그는 전 세계 야구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선수라고 말할 수 있다.
자, 오타니가 그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던 건
보이지 않는 수많은 노력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그의 일기나 발언들,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의 결과물은 노력만으론 설명이 안된다.
그는 야구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다.
모든 의식이 야구에 맞춰져 있고 걷는 순간에도 야구 생각만 한다고 하니
이건 뼛속까지 야구인이라 봐도 될듯하다.
그가 일본에 있는 모든 초등학교에 글러브를 기증한 것만 보더라도
자신이 사랑하는 야구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파하고 싶은 그 마음에서 일 것이다.
이런 사람이 노력까지 하니 누가 이길 수 있겠나.
영화평론가 이동진 씨도 덕업일치인 사람이라고 본다.
그는 국내, 외 거의 모든 영화를 본다.
그리고 그것을 남들에게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게 평가도 해줘야 한다.
그가 기고하는 칼럼이나 출연하는 TV, 라디오, 유튜브 등의 개수를 합치면
'이 사람 잠은 자나?'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이들은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
"돈 주니까 당연히 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러나 그 무수한 결과물들을 보면 결코
물질적인 무언가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깔려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취미와 직업을 혼동하면 안 된다는 옛말도 있고,
좋아서 시작했지만 막상 직업으로 임할 때는
완전히 다르다는 반론도 있지만 직업만족도가 낮은
우리나라사람들의 관점에서 봤을 때
덕업일치를 이룬 사람들이 부러운 건 사실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돈까지 벌다니.
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얼마 전 직장 선배가 아이를 데리고 '키자니아'를 다녀온 이야기를 해줬다.
그런 테마파크가 있는 건 알았지만
보나 마나 그저 그런 수준의 체험관인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사진들을 보니 제법 퀄리티가 높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더 다양한 직업들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
요즘 아이들 교육자료는 90년대와 비교하면 정말 차원이 다르다.
아이들에게 이러한 직업 체험교육을 시켜주는 건 아주 좋다고 본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몇몇 나쁜 교사들이 학생에게
"이딴 식으로 공부할 거면 학교 때려치우고 기술이나 배워"라는 말을 한다.
아주 나쁜 발언이다.
기술을 배우고 직업을 찾는 과정을 폄하하고
넓게 봐서는 기술을 천대하는 발언이다.
이러한 의식이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악화시킨다.
양질의 일자리가 나오질 않으니
사람들은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당연히 낮은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직업교육을 시켜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나에게 맞는 일이 무엇인지,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문제의 진짜 정답은 교과서 너머의 세상에 있을 수 있다.
직업과 진로는 특히나 그렇다.
교과서에 있는 글로 아무리 자세히 설명해 봤자
애들이 직접 보고 체험하는 걸 이길 수가 없다.
독일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독일은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으로
직업훈련을 시키고 기술자들을 양성한다.
그 결과 독일은 제조업 강국이 되었고 삶의 만족도 또한 높다.
고졸이어도 잘 산다.
반면 우리나라는 고졸(특히 실업계학교)이면
일단 색안경부터 끼고 본다.
3년 동안 기술 배워서 성인이 됨과 동시에 밥벌이하는 사람보다
가방만 멘 채로 의미 없이 3년 보내다
원서만 내면 들어가는 대학교의 학생들을 더 우대한다.
그렇게 대학교 졸업하면 그제야
자신의 적성이 뭔지 고민하고 시간을 보낸다.
그러면 취업도 늦어지고 결혼도 늦어진다.
국가 전체적으로 봐도 악순환이다.
진정한 덕업일치는 찾기 힘들더라도, 적어도 사람들이
'내가 좋아하는 건 이거야', '난 이걸 잘할 자신 있는데'라고
말할 수 있게는 해줘야 한다.
백세시대다. 아무 의미 없이 회사만 왔다 갔다 하면서
월급날에만 기분 좋고 나머지는
"언젠간 그만둔다"라는 생각만 하는 삶은 잔인하다.
'나이가 많으니까 하던 일 하면서 살아야지'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앞서 말했지만 백세시대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최소 40년에서 최대 80년까지
더 사실텐데 지금이 최적의 시기다.
지금이라도 우린 덕업일치의 삶을 살 수 있다.
그러니 진정한 내 가치를 찾아보자.
아주 다행히도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
그리고 나름 부단히 노력 중이다.
할 수만 있다면 지금 직장에서 받는 급여보다 훨씬 적어도 열심히,
즐기면서 일할 준비가 되어있다.
그렇게 되기만 한다면 분명 언젠가 자연스레
경제적 보상이 따라온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