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5일, 일요일 동아마라톤 대회 참가한다.
20년 넘게 동호회에 붙어 있으면서
훈련할 때는 꾀를 제법 부린다.
비 오는 날은 비가 와서,
바람 부는 날은 바람이 불어서,
몸이 무거운 날은 원래 무거운 체질이라서.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회만 나가면 아직도 심장이 먼저 튄다.
이번엔 천천히 가자.
오버페이스 금지.
전반 10km는 워밍업이다.
수없이 다짐한다.
하지만 스타트 총성이 울리는 순간,
전략은 증발한다.
냅다 달린다.
그리고 늘 그렇듯
후반에 퍼진다.
구간 기록? 페이스 조절?.
그런 고급 단어는 내 사전에 없다. 달리다 퍼지고 또 다음에도 퍼진다.
그 와중에 후반엔 전반 속도 조절 실패 후회는 왜 늘 찾아오고 욕은 또 왜 그렇게 잘 나오는지.
마라톤은 인내의 스포츠라는데,
나는 인내보단 분노 조절 훈련에 더 가깝다.
오늘 동호회 참가 명단 보니 새로 떠오르는 강자들 총출동. 이번에도 꼴찌는 거의 예약이다.
그래도 이거 하나는 지킨다.
기어서라도 끝까지 간다. 기권은 없다.
내 기록은 몰라도 완주는 남는다.
고문님도 걱정 어린 응원 보내셨다.
"We never never give up."
이쯤 되면
잘 뛰는 건 모르겠고,
그냥 참고 뛰어야 한다.
동아야,
또 한 번 붙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