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8.28-25.09.03

by 김서하

두 마리 뱀이 만나 삼 년간 감겼으나

말로써 못 다하는 널 향한 이 감정은

언젠가 풀어내리라 다짐하며 묻어둬

― B5. 뱀에게는 성대가 없다


할 수 있다 말해주며 멱살 잡고 끌고 와선

끝을 앞에 두고 밀치는 게 어디 있어

절벽을 굴러떨어지며 꼭대기서 눈 돌려

― C31. 탐하지 말았어야


칠 벗겨진 콘크리트 난색으로 덧칠되어

그늘진 검은 길에 사암 가루 뿌리고는

부유물 별가루 되어 밤하늘을 띄우네

― F48. 한낮의 밤


후덥지근 찌는 날씨 몇 주째 이어지나

어제도 저번 주도 다른 게 하나 없어

개구리 우물 속에서 수비드로 익어가네

― F42. 수비드솥 안 개구리


영롱하게 부유하는 무지갯빛 기름기와

눅진하게 부글대는 형형색색 가스방울

부패의 아름다움이 포근하게 안아줘

― D44. 썩어라, 다 썩어라


이미 지나간 일 무엇 하러 후회하나

어차피 못 잔 잠은 다신 잘 수 없는 거야

미련도 피곤과 아쉬움도 내려놓고 일어나자

― A36. 미련 잔뜩 남았지만


포근 포근 감싸안아 하늘을 가려줘요

독선으로 찬란한 빛 두껍게 막아줘요

지금은 지평선 너머 있어도 올 거라고 믿어요

― F28. 난 믿어요

목요일 연재
이전 21화25.08.21-2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