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0.23-25.10.29

by 김서하

낙엽처럼 떨어지며 그것은 내려왔다

반투명한 살갗 한 잎 어느새 불어나서

너와 나 우리 모두를 집어삼켜 버렸다

― F75. 낙엽처럼 떨어진 것


속절없이 지나가는 무의미한 순간들에

어떻게든 색을 담아 두 눈으로 붙잡아도

결국엔 시야를 벗어나 과거되어 흑백돼

― B54. 최고의 표백제


반갑게 인사하는 지친 기사님과

가볍게 목례하는 바쁜 탑승객과

그 모습 멍하니 보는 무념무상 내가 있다

― D59. 승차입니다


빽빽하게 들어차서 숙주인지 사람인지

네가 뱉은 숨의 거품 내가 금새 주워섬겨

너와 나 우리 모두가 한 거품 속 정어리야

― B42. 너인가 나인가 너인가


끝났다 생각하고 잠에 져버렸어

일어나 정신차림 멀어진 도착점뿐

한숨이 절로 나오지만 군말 없이 시작해

― E28. 끝은 오지 않아


조정으로 출근하려 부대끼는 백관들은

검은 홀을 꽉 쥔 채로 고개 숙여 예를 다해

앞뒤로 줄지어 서서 정연하게 조례해

― E35. 예나 지금이나


철퍽 하고 으깨지는 점박이 낙엽잎이

내 발을 꼬옥 잡고 함께 내딛었고

미끄덩 하늘이 땅이 되어 꼬리뼈가 땅 만났네

― A23. 이른 가을부터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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