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0.09-25.10.15

by 김서하

낮잠만 잔 오늘 하루 쓸데없이 흘렀지만

잠결에 본 이 세계가 너무나도 아름다워

살포시 내민 발가락 서늘하게 상쾌해

― B36. 가장 즐거운 오늘 하루


한기가 스며들어 다리를 옥죄는 듯

옴짝달싹 못한 채로 발끝부터 얼어붙고

한 발짝 내딛으려 하면 깨질까봐 못 움직여

― F56. 너무 오래 앉아 있었나봐


무심한 눈동자와 창 너머로 마주치고

부끄러운 미소 띠워 어색하게 웃었지만

눈 돌린 네 얼굴 위엔 미동 없는 입술만이

― B41. 나인가 너인가 나인가


태양아 기브온에 달이여 아얄론에

아름다운 그 자태로 가만히 멈춰 다오

나에게 잠깐만 잘 시간을 17분만 내게 다오

― A17. 10월 12일


시간아 멈추어라 널 잃는 건 원치 않아

아름다운 네 모습을 영원토록 안고 싶다

배갯잎 키스하면서 새벽까지 함께 해

― E33. 알람의 횡포


꿈속인가 헷갈리는 몽롱한 오늘 하루

어젠가 내일인가 갈피 하나 못 잡겠고

끝없는 만화경 속에서 오직 나만 보이는걸

― D51. 똑같이 스쳐지나갈


싫은 것은 바늘이요 미운 것은 고독이라

두 눈을 찔렸는가 해도 달도 뵈지 않아

없는 이 붙잡고서는 별이 돼라 빌어봐

― C44. 별도 뵈지 않는 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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