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1.22-26.01.28

by 김서하

지금은 늦었기에 그때는 바쁘기에

맞지 않는 톱니바퀴 빠르게 마모되고

이 나간 바퀴만 남아 순둥이가 되었는가

― D72. 백수가 바쁘다니


하루는 날아가고 내 몸은 기어가고

나 고이 아끼던 것 따라잡질 못하겠고

어느새 발목 붙잡힌 채 과거만을 붙잡고

― D56. 그렇게 흘러가고


나는 여기까지 너는 못 들어와

애써 말로 그은 무의미한 선 지키려

매섭게 날 벼리다가 손 놓쳐서 날 베어

― C50. 말로 날을 벼려


끊을 수 없었는지 멈추질 못하게 돼

욕망은 갈라지고 이성은 둘러쌓여

안 된다 외치면서도 멈춤 없이 계속해

― B65. 이렇게 연약했나


무엇을 보았길래 멈추질 못하는지

스스로 닦달하며 두 손을 놓칠 않아

일거리 만들어 놓고선 피곤하다 투정이야

― E48. 만드는 저주


의미 없이 쓰러져서 욕창이 진득허니

이번 주말에도 한 뭉텅이 썩어가고

언젠가 푸르게 변하는 날엔 다시 한 번 자라나자

― D64. 푸른색은 무엇의 색인가


한 방울씩 떨어져서 얼음 위에 쌓여가고

아래서 솟아오른 뾰족한 고드름에

심장이 차갑게 얼어붙어 몇 방울을 더 뿌려

― C12. 눈의 여왕의 붉은 사과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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