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2.05-26.02.11

by 김서하

나쁜 일도 좋은 일도 쏜살같이 지나가고

연달은 충격파에 정신이 얼얼하고

끝없는 입력 속에서 못 뱉고선 먹기만 해

— D63. 지나가기만 하는


지독한 커피 한 잔 원샷으로 들이킨 듯

쓴맛이 나의 혀를 새 집으로 삼았는지

되는 일 하나도 없고 쓴맛만이 가득해

— B64. 일을 더 잘하려고 마셨는데


깃털 같은 의무 아래 납작하게 깔린 나는

스스로 목을 당겨 나와의 약속 지켜

기쁘게 시작한 일은 어느샌가 고통 됐어

— C61. 내가 나에게 하는 못할 짓


돌고 돌고 돌아봐도 되돌아 갈 수 없어

놓친 것 얻고 싶어 몸을 돌려 달려봐도

길바닥 돌아가면서 강제로 날 전진시켜

― B56. 일방통행 길


깜깜한 주거지에 가로등만 듬성듬성

인기척 무섭더니 어이쿠 고양이네

모두가 사는 곳이지만 그 누구도 안 보여

― F84. 모순의 공간


시간이 없을 거다 미래를 대비한다

지금 아님 못할 거다 압박감에 짓눌려서

일거리 몰아서 하다가 찾아온 건 현재다

― E50. 누구나 계획은 세울 수 있어


왜일까 요즘 따라 괜시리 우울해서

단 것도 먹어보고 잠도 푹 자봐도

용한 것 하나 못 찾고 계속해서 심란해

― B68. 이유 없이

목요일 연재
이전 13화26.01.29-26.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