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3.12-26.03.18

by 김서하

너의 일장연설 이레를 훌쩍 넘어

가만가만 듣자하니 어느새 보름 지나

한 마디 끼어들기엔 네 행복은 귀하니까

― F99. 목소리만 들어도 좋아


믿습니까? 믿습니다. 진심으로? 진심으로.

그럼 왜? 믿으니까. 어떻게? 마음으로.

허어 참. 믿기 어려운데. 못 믿으니 어렵지.

― E15. 사소한 오해


피곤함 중과부적 낙타 등 부러진다

내일 휴일 기대 만발 기상 시간 오후 세 시

해 중천 저녁 거른 채 침대에서 끝나는 날

― D58. 머리가 안 돌아가


버스에서 내다보면 온 세상이 축축해서

땀 한 방울 비 한 방울 창문 따라 주륵주륵

희뿌연 문밖에 닿아 습온함에 잠긴다

― F96. 어느 봄비 내리는 날


고속도로 아래에서 차 소리에 잠겨있음

육중한 소음 속에 홀로 나만 깔린 채로

비처럼 우르릉대며 계속해서 흘러갈 뿐

― B73. 고속도로 교량 아래


내일이 종말이라도 일하러 가야 할까

어제나 내일이나 무의미한 노동인데

한 그루 나무만도 못한 땀방울을 묻는다

― D69. 사과나무는 차라리 나을 텐데


일단은 저까지만 힘내서 해보자고

어느새 다다랐지만 정작 내 목표는

어딨나 지도 펴보면 펴지 말걸 후회돼

― D76. 보지도 말걸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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