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3.05-26.03.11

by 김서하

물 하나 보겠다고 먼길을 찾아가서

녹색의 썩은 내를 좋다고 감상하다

손 안의 녹차 라떼면 됐으려나 후회돼

― E43. 이게 냄새도 낫고 말야


날짜는 흘러가고 태양은 솟아올라

노을은 멀어지고 바닥은 달아올라

여름이 다가오는구나 벌써부터 두렵다

― F90. 아직 봄이지만


추적추적 적셔오는 서늘한 봄바람에

바람 새는 바지 덕에 에취이 재채기해

웅크려 어깨 문지르며 겨울내를 털어내

― F86. 봄바람 적셔오는


사람들 만나뵙고 아프게 입 벌리고

피곤에 절은 채로 버스에 몸을 싣고

누우면 쏟아지는 수면제에 못 버텨서 잠들고

― B69. 사람들은 피곤하고


송골송골 주워담아 달빛 아래 늘어놓자

희미한 박명으로 따스함을 식혀내자

밤 사이 흘린 땀을 담아 정화수를 대신하자

― A68. 의미, 야근


힘든 일 앞에 두고 옛 즐거움 찾아 가서

추억이란 단맛으로 걱정의 신맛 덮어

끈적한 피 때문인지 심장 고동 거세져

― C63. 덮을 수 없는 내 일


쏘아대는 빛줄기들 넘도록 두지 않아

피할 수 없다지만 그늘이면 충분한걸

온 세상 굽어살피는 너도 벽 하나에 지잖아

― F97. 시선을 피해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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