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3.19-26.03.25

by 김서하

두 눈이 부르짖어 감아 달라 감아 달라

단호히 거절했어 내일이 싫었거든

그러나 눈 깜빡일 새 다음날은 오고 말아

― A65. 나와 눈의 협상장


한껏 기대했다 못 미침에 낙심하고

무용한 멋진 계획 한숨에 삭제되어

뭉실한 안개 가득해 머릿속이 하얗네

― E55. 누구나 계획이 있는데


모처럼의 휴일이라 하루종일 누운 채로

아픈 눈만 꾹 누르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

뭐 하나 쓸 말이 없네 한심하기 짝이 없어

― D77. 벌써 다 떨어진 거야?


버려진 검은 우산 늦은 밤 굴러다녀

앙상한 쇠 손가락 피부도 잡지 못해

안부터 눈물 채우며 잎 하나를 친구 삼네

― F87. 아슬아슬한 두 절친


좋은 것과 나쁜 것에 순위를 매기라고

자꾸만 헷갈리면 분야별로 나누라고

분해와 재조립 속에 남는 것은 혼란뿐

― B71. 점수 매기기


머리를 질끈 쥐고 머리를 잡아 뜯고

미쳤지 내 미쳤지 얼얼하게 후회하고

두 손을 아니 이 두뇌를 잘라내고 싶어라

― C59. 후회하고 후회하고

왜 하날 진득하니 하질 못해 일을 벌려

몸뚱인 숨가쁜데 쌓인 일은 타들어가

매캐한 썩은 꿈의 냄새 퀴퀴한 게 이 몸 같아

― D74. 샤워라도 해야 하나

목요일 연재
이전 19화26.03.12-26.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