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의 문장들-
“어떻게 해야 행복해 질까?”-‘제시가 바다를 건널 때’
‘제시가 바다를 건널 때’-에이미 허스트 글, P.J린치 그림, 프뢰벨
가끔 살아가는 일이 바다를 건너는 일과 같다고 생각한다. 넓고 푸르게 펼쳐진 바다를 볼 때면 그래서 두려움과 더불어서 희망을 발견하곤 한다. 에이미 허스트가 글을 쓰고 P.J린치가 그림을 그린 ‘제시가 바다를 건널 때’는 다소 진부한 내용이라고 생각 될 수도 있는 책이다. 희망을 안고 바다를 건너서 다른 나라나 지역으로 갔던 이들의 성공담은 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보면 어떤 연령의 독자가 읽어도 공감하고 감동을 받을 만큼 깊이가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물질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세상에서도 많은 이들은 ‘어떻게 해야 과연 행복해질까?’를 고민하면서 살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제시는 인생이라는 바다를 지혜롭게 건너서 행복을 찾은 여성이다.
열 세 살 짜리 소녀인 제시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유대인 마을에서 마른 암소 한 마리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녀는 어릴 적에 세상을 떠난 부모님의 결혼반지를 은빛 상자에 넣어서 매우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또한 그녀는 마을 소년들과 함께 랍비에게 글을 배웠고, 할머니는 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저녁시간이 되면 제시는 글을 읽고 쓰고 할머니는 옆에서 레이스를 수놓았다. 그리고 그들은 각자 자신이 소중하다고 하는 가치를 상대에게 알려주었다.
제시는 할머니에게
“할머니는 잘 모르시겠지만 이따금 뭔가 읽고 쓰고 싶을 때가 있단 말이에요. 심심하거나 외로울 때 뭐 그럴 때 말이에요”
라고 하면서 글을 알려주었다.
할머니도 역시 제시에게
“넌 잘 모르겠지만 이따금 뭘 수놓고 싶을 때가 있다. 돈을 벌고 싶을 때나 뭐 그럴 때 말이다.”
라며 레이스를 수놓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제시는 랍비를 대신해서 배를 타고 혼자 미국으로 가게 된다. 뉴욕에서 옷가게를 하는 랍비의 형수를 돕기로 한 것이다. 며칠 동안 준비를 하고 제시는 배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그 배에서 만나 사람들과 위로와 희망을 나눈다. 제시는 특히 할머니에게 배운 레이스로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준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의 남편이 될 루를 만나게 된다. 드디어 제시는 뉴욕에 도착해서 학교도 다니고 레이스를 만드는 일도 하며 3년이라는 시간을 보낸다. 루를 다시 만나고 그에게서 청혼을 받게 된다. 제시가 동전을 모으던 유리병이 다 채워지자 뉴욕 행 배표를 파는 곳으로 가 할머니를 초대한다. 할머니를 만나서 떠날 때 두고 왔던 엄마의 결혼반지를 다시 받고 결혼식을 올릴 집으로 향한다.
누구에게나 인생이 혹은 성공이 같은 의미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열 세살 소녀인 제시가 작은 마을에서 글을 쓰고 읽고 하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처럼, 그녀에게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열망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혼자의 힘으로 자신의 바다를 건넌다. 비가 오던 아침에 출발하던 배에 몸을 싣고, 바다 위의 배에서 많은 이들과 마음을 나눈다. 낯선 세계로 가서 할머니가 가르쳐 준 레이스를 만드는 일로 자신만의 일을 한다. 그녀가 만든 세계는 처음부터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사소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저 대도시에 나와서 가게의 점원으로 일을 하다가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을 하며 고향의 할머니를 모셔오는 것, 그 뿐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녀와 같이 부모도 안 계시고 글을 자연스레 배울 수 없는 처지의 여성이 도시에 나와서 자기의 세계를 마련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바다를 건너고 있다. 바다는 우리에게 잔잔한 물결로 우리의 꿈을 응원하기도 하고, 거센 파도로 우리를 좌절하게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바다를 건너고 있는 순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배 안에서 많은 이들을 사랑하고 도와주었던 제시처럼 모든 순간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곳에서 제시가 다른 이들에게 만들어주었던 레이스는 그들에게 삶의 희망의 표시가 되었을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이 바다를 건너면 드디어 우리가 원하는 그 곳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제시가 바다를 건너 자유의 여신상을 만나고 그곳에서 사랑을 찾고 할머니를 다시 모셔온 것처럼 말이다.
그 싱싱하고 푸른 바다를 건너 모두 원하는 그곳에 안전하게 도착하는 그 삶을 위해서 오늘도 배 안에서 누군가를 위해 레이스를 만들어주것과 같은 일을 우리는 해야하는 것이다. 제시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어떻게 해야 행복해 질까?”라는 질문에 대한 일종의 작은 대답과도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