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말하는 것을 그대로 글로 옮겨 놓으라고 말한다. 말은 잘하는데 글은 잘 못 쓰겠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말처럼 글이 잘 안써지기 때문이다. 글쓰기에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게 주장하고 자신만의 특별한 글쓰기에 대해 역설한 글쓰기 관련 책들도 있다. 신박한 비법이 있는양 말이다. 그런데 읽어보면 대부분 실망한다. 자신에게 딱 들어 맞는 글쓰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글을 선천적으로 잘쓰는 사람들이 있긴 하다. 그러나 그 숫자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작가들은 너나 없이 처음에 무엇을 어떻게 쓸지 몰라 우왕좌왕했다.
그러다가 독서 모임, 유명 작가 강의, 북 콘서트 참가, 각종 글쓰기 참여등을 통해 자신의 글을 갈고 닦는다. 그 기초에 일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기는 그날 그날의 있었던 일과 반성에 대한 글이 대다수다. 어떤 사람은 메모 위주의 글을 쓰는 사람들도 있다. 건강이 나쁜 사람은 식단 중심의 일기를 쓰기도 한다. 일전에 티비에서 개인이 쓴 30년동안의 일기가 시대 상황을 반영하는 사료적 가치가 있어 지자체에서 몇 백만원을 두고 구입하기로 했다는 뉴스도 들은바 있다. 생각해보면 우리 민족의 우수성은 일기에서도 드러난다. 조선시대의 승정원 일기는 임금의 행적을 매일 기록한 것으로 그 당대에는 공개하지 못하다가 임금 사후에 편찬했다. 세계 어느 나라가 몇 백년동안 동안 국가적 차원의 일기를 쓰던가? 그걸 보면 우리의 dna속에는 기록의 유전자가 흐르고 있다.
글쓰기는 이제 모든 방면에서 필요한 일이 되었고,글을 잘 쓰기 위해, 매일 매일 글쓰기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늘고 있다. 그들은 글감에 목말라하고 글쓰기 습관을 들이길 원한다. 그들은 아침마다 ‘미라클 모닝’ 이란 이름으로 아침 명상을 하고, 한 문단 읽기를 하고, 5분 글쓰기를 하고, zoom 으로 각자의 글에 대한 토론을 시작한다.
내가 강조하는 글쓰기는 ‘아침 10분 글쓰기’다. 5분은 어떤 주제를 갖고 글을 쓰기에 너무 짧아 내용을 펼쳐보기도 전에 기억을 접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10분 이상 넘어가는 글쓰기는 글의 양 자체에 부담이 느껴진다. 10분 글쓰기는 어떤 주제에 대해 쓰던 한두가지 자신의 과거 경험도 끄집어 낼 수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강조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글을 쓰다 보면 내 생각이 활자화되어 춤추며, 글이 내게 말을 거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한가지 주제에 대해 글을 쓰다보면 10분이란 시간속에 생각지도 않았던 기억들이 튀어나오고 사례들이 나오는 것에 스스로 놀라게 된다. 처음 생각한 것과 다르게 글이 완성되는 것에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그것도 그런대로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는 방법중에 하나다. 어떤 사람은 글을 구조적으로 쓰기 위해 서론 본론 결론 또는 기 승 전 결로 얼개를 다 짜 놓고 치밀하게 글을 쓰기도 하는데, ‘아침 10분 일기’는 글을 구조화 하고 미리 틀을 맞추는 글쓰기는 아니다. 오롯이 자신이 갖고 있는 경험, 지식, 사례, 현재 닥친 문제를 대하는 자세 등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글이 되는 글쓰기를 추구한다. ‘아침 10분 일기’를 처음 시도하면서 어려운 점도 많았다. 명절이나, 몇일간의 출장, 약속등 피치 못할 일이 생길 경우에도 미처 채우는 못한 글을 쓰려고 한꺼번에 밀린 숙제하듯 몇편을 몰아쓰려고 했다. 그게 그대로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대상 포진이 오기도 했다. 이후 나는 깨달았다. 글을 쓰며 내가 병이 난다면 어리석은 일이라 생각했다. 그 이후 날짜를 놓친 경우는 그냥 빼고 넘어간다. 못썼다고 안달하지도 않는다. 꼭 날을 채워야 할 일은 없기 때문이다. 누굴 위해서가 아니라 내 스스로 글을 잘 쓰기 위함인데 그 압박감이 스트레스가 된다면 결코 내게 유익이 되지 않는다 생각했다.
‘10분 아침 일기’는 말 그대로 말이 글이 되는 시간이다. 아침이 어려우면 점심도 좋고 저녁도 좋고 한밤중도 좋다.중요한 것은 일정한 시간 확보와 지속적인 쓰기다. ‘아침 10분 일기’는 토,일요일은 제외한다. 토,일요일은 일주일의 주간 반성과 다음주 계획을 도표식으로 정리한다.
<방구석 미술관의 저자> 조원재는 그의 저서 <삶은 예술로 빛난다>에서 예술 작품을 삶의 경험과 비교한 글로 깊은 감명을 주었다. 그는 친구의 일기를 보면서 오늘 무엇을 했는지의 일기가 아닌 자신이 오늘 무엇을 했고 그 일을 통해 무엇을 깨달았고 느꼈는지에 대한 이야기에 감명 받았다. 자아를 만나는 일기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그때 먼저 하게 된다. ‘아침 10분 일기’는 나의 내면, 나를 찾아가기에 아주 적합한 글쓰기다. ‘아침10분 일기’는 하나의 글감을 무작정 정하고 그 글감에만 집중해서 10분 동안 노트한면을 빼곡이 채우는 글쓰기다. 물론 10분이라지만 13분도 좋고 15분도 좋다. 설령 20분이 넘어도 좋다. 중요한 것은 매일 똑 같은 시간에 거의 비슷한 분량의 글을 쓰는 일이다. 일본의 유명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하루 일정 분량을 정해 놓고 쓰는 글쓰기를 실천했단다. 우리가 한번 생각한 일은 언젠가 현실속에 행동하게 된다고 한다.마찬가지로 알고 있는 것은 언젠가 글이 된다. 내가 보고 들었던 것들이 잊혀진 듯 하지만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글이 되어 나오기도 한다. ‘생각해 보자’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을 복기해 보거나 어느 한 순간을 정지시켜 한 장면을 생각해 본다면 보다 더 집중해서 글을 쓸 수 있다. 그럼 글을 좀더 편하게 쓰기 위한 팁은 있는가?
물론 있다. 그것은 나너우리로부터 출발한다.
- 도연(道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