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난 미팅이라는 걸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라헬아, 미팅할래?”
“놉! 나 자만추!”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한다’는 뜻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미팅, 과팅, 소개팅에 굉장히 회의적인 사람이었다. 차라리 그 시간에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과 친구들과 과제를 하거나, 혼자 공부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 ‘나와 맞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겠지.’라고 믿었고, 불필요한 만남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걸 싫어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나는 회사를 차렸다.
그리고….
미팅을 싫어했던 청년은….
이제 매일 미팅을 한다.
[‘솔로 지옥’의 뒤를 이을 ‘미팅 지옥’.]
작가님과의 미팅, 파트너사와의 협업 논의, 저녁에는 팀원들과의 전략 회의.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고, 조율하는 것이 내 일상이 되었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다. 머릿속에서 수많은 생각들이 교차했다.
‘이 사람이 원하는 건 뭘까?’
‘어떤 식으로 대화를 풀어가야 할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합의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미팅’이란, 보이지 않는 연결을 만들고, 서로의 세계를 넓히며, 새로운 가능성을 창조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만들어진다.’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가 있어도,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어도, 결국 그것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서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
혼자만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
[참고로 전 세상을 바꾸고 싶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믿어주는 사람들, 그리고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그 사람들과 공감하고, 협력하고, 조율해 가면서 ‘같이 만들어가는 힘’을 배운다.
상대방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겉으로 드러나는 말이 아닌, 진짜 메시지를 읽어야 한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도 협업해야 한다. 내가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내도 거절당하기도 한다. 확신했던 길이 틀렸음을 인정해야 하는 순간도 온다.
그런 순간이 와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대화하고, 이해하고, 설득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대표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이 아닐까.
나는 여전히 부족하다. 그래서 오늘도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며, 함께 더 나은 길을 찾아간다. 그 속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즐겁다.
내가 ‘대표’로서 배우고 있는 가장 큰 교훈이다.
[대학생 때 미팅을 많이 해볼 걸 그랬다. 껄껄. 사진은 '응답하라 1944'에 나온 '나인뮤지스' 미팅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