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보호하는 트라우마

위험회피의 유익

by 라이프스타일러

살아가면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힘든 감정이 있다. 그것을 트라우마라고 한다. 트라우마는 죽음보다 더한 고통과 슬픔을 주기도 한다. 가벼운 기억부터 무겁고 어두운 기억까지 폭이 넓다. 트라우마는 인간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욕구에서 비롯됐지만 희생양으로 전락된다.


인간은 위험에 처하는 순간 그 두려운 상황을 뇌에 정확히 각인하게 된다. 그런 상황에 다시 놓이게 될 때 위험을 회피하고자 하는 자기보존의 욕구 때문이다. 한밤 중에 고속도로를 달린 적이 있다. 어두웠지만 차량이 별로 없어 과속을 하고 있었다. 안으로 휘어 도는 커브 길을 돌 때다. 차량 한 대가 갓길에 비상등을 켜고 정차돼 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속도를 줄이려고 브레이크를 밟았다. 순간 자동차가 미끄러지면서 달리던 속도 그대로 회전을 하였다. 반사적으로 브레이크를 힘껏 밟았다. 고속도로 바닥에 벼 낱알들이 떨어져 있어서 미끄러진 것이다.


차는 달리던 속도 그대로 한 바퀴를 돌아 정지했다. 잠시 후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뒤따르는 차량은 없었다. 다시 시동을 걸어 차를 갓길로 댔다. 차를 갓길로 대고 나니 온 몸에 긴장이 풀렸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힘이 빠졌다. 떨리는 팔 다리로 인해 더 이상 운전할 수 없었다. 나는 보았다. 자동차가 그렇게 한 바퀴를 도는 순간 정확하게 아주 천천히 콘크리트 중앙분리대가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부딪히지 않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몸은 정지되어 있었지만 의식은 계속해서 상황에 반응하고 있었다.


그렇게 저장된 기억은 자신에게 닥쳐오는 위험상황을 회피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된다. 기억이 부정으로 각인되는 경우에는 문제가 심각해진다. 부정의 기억이 어떤 상황으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떠오르게 되면 상처를 일깨우는 트라우마가 되기 때문이다. 뇌가 정확히 기억하는 상황은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반복해서 떠오르며 자신을 괴롭히게 된다.


“우리가 꼭 기억해야 될 것이 있다. 트라우마가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을 괴롭히는 도구로 쓰이게 놓아두면 안된다는 것이다.”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트라우마를 치유해 나갈 수 있다. 상처를 아물게 하고 삶을 의미 있게 이끄는데 활용할 수 있다. 일상화되고 만연된 무관심이나 폭력도 트라우마가 된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생활화 되어 있는 피해가 있을 수 있다. 트라우마가 괴롭히도록 놓아 두면 안된다. 적극적으로 해소함으로써 긍정의 에너지로 변화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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