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사랑의 대상
“사람은 사랑의 대상이지, 믿음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아내의 말을 들으면서 사람을 대할 때에는 정말 그래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런 신뢰 관계도 형성하지 않은 채 믿어 줄 것을 강요한다면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서로의 감정에 대한 이해도 없고 근거도 없는 기대감이 불행의 원인이 된다.
”단순한 미이행을 믿음에 대한 배신으로 받아들인다. 이것은 경직된 문화에서 일어나는 불행이다.”
“사람은 사랑으로 성장한다”고 하는 말은 옳다. 어린 아이부터 성인이 된 어른까지 사람은 사랑으로 완성되어 간다. 무한한 사랑은 인간의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 있다. 인간을 창의적으로 만드는 에너지이기도 하다. 이토록 명확한 진리가 현실에서는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원인 또한 사람에게 있다.
다스리려고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언제고 되돌아 오는 심란함은 불안한 마음을 더 흔들어 놓는다. 평온함을 찾으려고 애쓰던 보람조차 없이 늘 그 자리에 다시 멈춘다. 순간의 평온함이 길고 깊은 삶의 생채기를 한 번에 치유할 수 없다. 삶의 그을림을 어찌 다 감쌀 수 있을까? 그럼에도 우린 치유하고 또 치유해 가야한다.
관상이라는 영화에서 송강호가 말했다. "사람의 관상만 보았지 시대를 보지 못하였네. 파도만 보고 바람은 보지 못했네.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이건만..".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현상에만 매달리면 근본적인 원인은 보지 못하게 된다.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든다. 자꾸 사람에 실패하는 이유도 사람의 겉만 보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냥 이해하려고 하다 보니 잘되지 않는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보이는 것에 마음을 빼앗겨 버린다. 상호이해가 형성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
진정으로 사랑을 통해 사람을 성장시키려 한다면 사람을 대할 때 무조건적인 수용과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 이런 행동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무조건적인 수용과 사랑은 그것에서 나오는 힘 때문에 상대방을 변화시킬 수 있다. 조건 없는 사랑은 사람을 믿음의 대상이 아닌 사랑의 대상으로 보게 하고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