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의 멜로디가 어둑한 06시의 잠을 깨운다. 창으로 들어오는 새벽 빛이 날이 갈수록 밝아지고 있다. 밤낮의 길이는 눈치채지 못할 만큼 천천히 365번째 바뀌었다. 앉은 자세로 침대에 무릎을 꿇고 왼쪽 어깨와 왼쪽 뺨을 침대에 밀착한 채 무게 중심을 아래로 향한다. 자연스럽게 엉덩이는 천정을 향해 들어 올려진다. 갈비뼈 아래 부분이 횅하게 비며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간다. 가운데로 쏠린 배가 한 손에 잡힌다. 지방은 사라지고 얄팍하게 배만 남았다. 목에서 어깨로 척추를 따라 근육이 서서히 깨어난다. 오른쪽으로 자세를 바꿨다. 발목을 들어 올려 좌우로 돌려준다. 침대 밖으로 발을 내민다. 발목을 안쪽으로 꺾어 준다. 발목을 일자로 쭉 펴준다. 허벅지까지 근육이 덩달아 기지개를 켠다.
몸에서 잠을 털어내야 한다. 잠에서 깨야 일상 생활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일어나는 안전사고는 갑작스런 움직임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삐거나 담들리거나 인대가 늘어 나거나 신경을 다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굳어져 있던 근육이 문제가 된다. 잠시 걸 터 앉아 거꾸로 몰렸던 혈액을 제자리로 돌려 보낸다. 몸이 가벼워지면 씻으러 간다.
따뜻한 물로 몸을 가볍게 적셔준다. 너무 따뜻하면 몸이 안주하고 차가우면 몸이 경직된다. 약간만 따뜻해야 잠을 깨우기 좋다. 바디 워시를 조금씩 손에 묻혀 가며 전신을 마사지하듯 문질러 준다. 팔뚝의 이두를 위에서 아래로 근육 결을 따라 문지른다. 팔뚝에서 손목까지 전완근도 결대로 문질러 준다. 반복할수록 팔이 가벼워진다. 손가락이 붇거나 아플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손을 따뜻한 물에 적셔 주면서 손목에서 손끝까지 손가락 하나 하나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듯이 문질러 준다. 몇차례 문지르고 나면 부드러워진 걸 느낄 수 있다. 근육과 신경이 하나하나 깨어 나도록 부드럽게 터치하면 몸이 좋아한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됨을 몸에게 알리는 의식이다. 몸이 가볍게 느껴진다면 컨디션이 좋은 상태다. 무겁게 느껴진다면 피로가 풀리지 않은 상태다. 피로를 풀어 주지 않으면 하루가 고단하다. 근육이 뭉쳐 있거나 통증으로 부어있는 부위를 찾아 따뜻하게 하고 충분히 문질러 준다. 근육의 길이 방향을 따라서 압력을 가하며 천천히 문지르는 게 중요하다. 누르는 듯 주무르다 보면 뭉쳐있던 근육이 풀리면서 가벼워진다. 아픈 곳이 있다면 새로운 근육이 보강되는 곳이다. 반복해서 문질러 준다.
두 손을 뻗어 머리 위에서 잡고 두 팔을 천천히 좌우로 기울인다. 목을 천천히 회전 반경을 크게 해서 돌린다. 허리 역시 천천히 풀어 주고 손목과 발목도 근육의 움직임을 느끼면서 돌려 준다. 모든 동작은 천천히 크게 한다. 경직 상태가 풀릴 때까지 반복한다. 강인한 근육 만들기는 안정된 상태에서 시작된다. 몸이 편안한 상태에 있지 않으면 운동도 노동이 된다. 노동은 근육으로 가지 못한다. 노동은 스트레스의 크기를 늘려 줄 뿐이다.
스트레칭은 정말 중요하다. 스트레칭 역시 운동의 한 형태다. 작업하기 전에 근육을 풀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근육을 풀어주는 일은 근육에 윤활유를 뿌려주는 주는 효과가 있다. 윤활유를 천천히 골고루 뿌려 줄수록 근육은 부드러워 지고 강인해 진다. 쓰이는 근육과 쓰이지 못해 굳어 있는 근육이 있음을 의식해야 한다. 쓰지 않던 근육을 쓸 때 근육 손상이 일어 나기 쉽다. 작업현장에서는 이런 현상을 근골격계 질환이라 부른다. 근육과 인대와 신경이 유연하게 협업하도록 안전한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작업과정에서 전신의 근육을 고르게 쓰도록 자세를 계속해서 바꿔줘야 한다. 특정한 자세로 같은 동작만 하게 되면 쓰는 근육만 쓰게 된다. 이로 인해 발생되는 고질병이 직업병이다. 직업병은 오랜 시간 신체에 고통을 준다. 근육을 편애하면 안된다. 쓰지 않는 근육이 없도록 근육을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 근육을 쓰지 않으면 쓰지 않던 근육에 축적되어 있던 에너지가 살로 변한다. 새로운 에너지가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활력을 잃고 기능이 저하된다. 활발한 근육 활동을 통해 에너지가 소모되고 다시 유입되는 순환과정이 연속 되어야 건강할 수 있다.
퇴근은 즐거운 일이다. 출근할 때와 같은 거리인데 귀가 길은 짧게 느껴진다. 즐거운 마음은 물리적 거리조차 단축시킨다. 가볍게 샤워하고 바디 워시를 바르고 천천히 문질러준다. 고단했을 근육을 위로한다. 아침 때와 마찬가지로 강약강약 자극을 주면서 마사지한다. 앙상한 종아리와 허벅지의 근육이 좀처럼 늘지 않는다. 쉬지 않고 움직여도 근육이 자극 받지 않으면 운동이 되지 않는다. 극치인 한계점을 넘는 운동이 되어야 근육이 된다.
팔뚝과 어깨 뒷부분에 있는 이두와 삼각근에는 제법 근육이 붙었다. 분류 작업이나 진열 작업이나 통증이 느껴질 때까지 해야한다. 가슴 근육의 발달이 제일 늦다. 작업을 하면서 가슴 근육을 쓸 일이 딱히 없다. 특정 부위의 근육을 키우고 싶으면 집중적으로 쓰면 된다. 저녁 샤워에서 근육의 상태를 점검하고 부족한 근육은 내일 채우기로 한다. 머리를 감을 때는 두피를 마사지 해주면 좋다. 정수리부터 전체적으로 머리를 고르게 지압해 준다. 시원함이 느껴진다면 피로가 풀리고 있는 것이니 부드럽게 반복해 준다. 지압을 해도 단단하게 느껴진다면 건강한 상태다.
머리를 감은 후 물기가 마를 때까지 수건으로 덮고 손가락으로 가볍게 문지른다. 수건의 양끝을 팽팽히 잡고 앞뒤로 흔들면서 머리의 물기를 털어낸다. 두피에 자극이 될 정도의 힘으로 한다. 물기를 없앨 목적이 아니다. 머리를 터치하는 느낌으로 머리를 마사지 하듯 한다. 두피가 개운해 진다. 마지막까지 머리에 달라 붙어 있는 물기는 드라이어로 가볍게 날려 보낸다.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털어내고 몸이 가벼워졌다.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뇌는 꿈 속의 기억도 실체가 있는 데이터로 처리하며 언제든 정보로 제공해 준다. 노동을 운동이라 하고 노동 후의 샤워를 운동 후의 샤워로 각인시킬 수 있다. 뇌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몸의 상태를 조절한다. 체내에서 길항 작용하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신경체계 및 호르몬과 각종 분비 물질이 뇌의 통제하에 일체가 되어 반응한다.
에너지 소모가 심한 노동을 할 때는 쾌감의 호르몬인 엔돌핀이 지지해 준다. 샤워 뒤에는 행복 호르몬인 세라토닌이 안정을 준다. 긴장과 불쾌감을 해소하지 못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기분과 몸을 망가뜨린다. 코르티솔의 장시간의 분비는 사람을 사망에 까지 이르게 한다. 저녁 샤워는 하루에 묻어있는 고단함을 정화하고 스스로에게 보상하는 의식이다. 보상을 게을리하면 내일의 운동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 적절한 보상은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