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이 원하는 기억으로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무의식에 의한 행위다. 안전을 위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려고 한다.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사회 진화론적인 행동을 한다. 기억을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그러한 사실을 의식하지 못한다. 기억을 조작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 자체가 자신에게 모순되는 일이다. 도덕적으로도 용납되기 어렵다.
가장 흔한 예가 음주 뒤의 기억 단절이다. 술에 만취되었던 동료가 있다. 다음날 출근해서 전날 술자리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진실된 얼굴의 표정이다. 사실인 듯 아닌 듯 알 수가 없다. 낮에 보면 친근한 동료인데 술만 마시면 멍멍이가 된다. 할 짓 다 하고 정작 자신은 기억을 못하는 동료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그들이 기억을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유가 술만은 아니다. 그것보다는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자기방어기제 때문이라고 보아야 한다.
평상시에는 다른 이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통제한다. 술을 마시게 되면 감정의 통제가 풀리게 된다. 감정이 이성을 밀어 내는 것이다. 술로 인해 자유분방해지는 마음이 내재되어 있던 감정을 마구 불러 낸다. 통제 없이 마음대로 표현하게 된다. 술을 마시지 않았으면 결코 하지 않았을 행동이나 말을 하게 된다.
망각이라는 보호 기제가 활동하기 시작한다.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 되는 것이나 잊어 버리고 싶어 하는 기억을 모조리 지워 버리기 시작한다. 술이 깬 이후를 대비한다. 사람들로부터 받을 비난을 미리 피하고자 하는 심리적 기제가 작동한다. 그런 일이 반복해서 일어나면 망각은 고정된 심리적 기제로 자리잡는다. 습관이 된다. 도덕적인 부끄러움 없이 감정을 분출한다. 자기방어기제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작동된다. 이기적 보호 작용은 자신을 더욱 심각하게 망가뜨린다. 자신만을 위한 행위는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떨어뜨리고 관계를 손상시킨다.
“늘 불안에 떠는 직장인의 숨겨진 마음이 이렇게 저렇게 가짜 기억을 양산해 낸다. 그러고는 그렇게 양산된 가짜 기억의 울타리 안에서 안정을 찾으려 한다. 이것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다.”
직장인은 자신의 속내를 보여 주는 것도 남으로부터 비난 받는 것도 싫다. 언제든 어디로든 발을 담글 수 있는 어중간한 위치가 직장인에게는 최적의 안전지대다. 직장인은 술자리를 자주 갖는다. 일상의 불편함을 씻어 버리고 싶어한다. 불편함이 정말로 알코올에 씻겨 나갈 거라고 믿는 직장인은 많지 않다. 망각과 왜곡현상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자신이 원하는 기억이 실제의 사실을 지우고 대신한다. 스스로가 만들어 낸 기억에 의지한다. 이것은 버거운 삶을 어떻게든 버텨 내려고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 것이다.
힘든 삶은 가짜 기억에 의지한다. 적절하게 방어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살아 간다면 만취 후의 필름 끊김 현상처럼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끊김 현상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무의식적으로 방어하고 있는 기억은 안전과 행복을 지켜 주고 있다. 자기방어기제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빨간 불이 들어 오면 자연스럽게 멈춰 서서 위험을 확인한다. 어떤 위험상황이 발생하면 위험했던 순간을 기억 속에 정확히 저장해 둔다. 그럼으로써 언제 발생할지 모를 위험에 대비한다. 기억은 필요한 행동을 축적해 나가는 역할도 한다. 밥을 먹을 때 몇 번을 씹어서 삼켜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굶어 죽지 않도록 때가 되면 배고프다는 신호를 보내 준다.
기억은 우리의 편에 있다. 안전하게 지켜 주려는 수호천사처럼 늘 곁에 있다. 기억의 건강을 위해서는 긍정적인 생각 역동적인 행동 미래를 지향하는 생각과 사람을 따뜻하게 대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내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고 가정이 행복해야 직장이 행복하다. 직장이 행복해 지면 사회가 행복해 지고 사회가 행복해지면 우리 모두가 행복해 진다. 우리 모두가 행복해진 사회의 기반 위에 다시 내가 행복한 생활을 이어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