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일주일이 지난 또 다른 한주가 시작되었다.
이유도 모르고 (지금은 병원의 실수라고 의심하고 있다)
급작스럽게 5월 초에 입원했을 때도 1주일 정도 있었는데, 그때는 뭘 정리할 정신도 없었고,
그때 생각해 보면 너무도 정신이 없고 경황이 없어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계획된 일정과 뭐 정확하다고 느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일정 프로세스로 진행하고
있으니 뭐라도 정리하면서 지내고 있다.
어제 밤 건너편 할아버님이 잘 주무셔 줬고
채혈도 매번 5시에서 6시 넘어서 시행한 탓에 그나마 잠이라는 걸 잘 수 있었다.
잠이라는게 매번 일어나던 시간을 좀 지나 일어나면 좀 잘 잤다, 잘 잤나 보다 그렇게 느낀다.
혈액을 5통 빼 가는걸 보니 월요일인데 오늘 혈장교환이 예정되어 있나보다.
병원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이라는 걸 잠시 잊고 있었다.
어제 저녁 11시 넘은 시간 방송으로 내과중환자실에서 CPR팀을 찾았다.
방송 목소리는 차분 했는데 급하게 느껴졌다.
방송 이후 간호사들의 탄식이 들린다. 그들이 아는 환자고 무언가를 직감한 것 같다.
병원에서의 방송은 대부분 환자, 환자보호자를 찾거나
병상에서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 달라는 당부 안내가 대부분인데,
어제 CPR팀 찾는 방송은 병원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공간임을 상기해 본다.
오전 7시 40분 측정: 체온 36.3도, 혈압 136 / 98
오전에 혈장교환 예정인데 오후에 투석도 할지 여부를 주치의가 알아보고 있다고 한다.
9시 30분에 헌혈실에서 혈장교환 내려오라는 연락을 받고 내려왔다.
오늘은 알부민이고 수요일 마지막은 혈액으로 한다고 한다.
이곳 상주 간호샘이 지난 토요일 혈장교환 후 부작용이 없었는지 묻는다.
가렵고 손 끝이 저림 저림 했는데 이게 뭐 약까지 투여할 정도일까 혼자 고민하다 그냥 참았다고 말씀드렸다.
오후에 투석이 없다고 11병동 간호샘이 전화로 알려왔다.
투석은 화, 목 이라는데 난 목요일 수술인데 그럼 화요일로 투석은 끝나는 건가?
지난 번 점심먹고 바로 투석갔더니 늘어난 체중 때문에 건 체중까지 빼느라 힘들어서
점심을 취소 했는데, 투석이 없다고 하니 마음 편하게 남은 카스테라 먹고 쉬어야 겠다.
오늘은 혈액이 아닌 알부민 11통으로 혈장교환술 시행.
몸이 더 잘 받아준 건지 평소보다 30분 좀 일찍 끝났다. 다행이다. 화장실이 가고 싶었거든.
이상한게 소변이 자주 마렵다. 양도 많아졌고.
간호샘이 안 힘드냐 걸어서 올라갈 수 있겠냐 물어보는데 씩씩하게 두 다리로 걸어 올라왔다.
책 읽어야지.
병실와서 피 5통 채취했다. 오늘 피만 12통 뽑았다.
아침, 저녁 훼로바 처방의 이유를 알겠어.
(훼로바유서방정은 철 결핍성 빈혈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 및 효과가 있어요.)
병실에 면회객, 방문객이 왔다.
다 죽어가던 할아버지가 활력을 찾으셨고 퇴원을 앞둔 옆 자리 할아버지도 갑자기 말이 많아지셨다.
확실히 두 분 모두 목소리의 양과 질이 개선되었다.
그래도 하루에 30분은 운동하려고 1층과 2층을 헤집고 다닌다.
시계에 30분 실내 걷는 걸로 세팅하고 대략 2.2~2.3km 정도 걷고 있는 듯.
많은 환자들이 빠른 회복을 위해 걷고 쉬었다 걷고 한다.
몇 일 만에 일어나서 걸을 수 있을지?
저녁 6시 넘어서 담당의와 주치의가 회진을 다녀갔다.
매번 하는 이야기만 듣고 감기, 코로나 조심 주의 정도인데 오늘은 몇 가지 질문을 해봤다.
혈장교환 후 변화되는 수치가 정량적으로 확인 가능한지
혈장교환 끝나고 교차반응 검사가 추가로 있는지에 대한 것이 핵심이었는데,
일반인의 언어로는 해석이 어려운 답변과
원했던 정량적 데이터는 숫자로 듣지 못했다.
예를 들자면 혈장교환 전 비율 (ratio라는 단어로 답변해서)이 얼마였는데
오늘 4회 후 거의 없어졌다 내지는 5회 실시 후 수술 가능한 % 수준이다를 원했는데
혈장교환 1회마다 1/3씩 감소한다는 답변인데
이 경우 3회면 모두 거부반응 인자가 소멸되고 4회를 하는 건 확실히 하기 위함이다 정도로 해석되는데
나는 4회에 확실하게 하기 위해 5회를 하기로 했으니 만족할 수 있는 답변은 아니었다.
수술 전 교차반응 검사를 한다고 하는데
그러니까 바로 수술 바로 직전이라고 하는데 그럼 목요일 수술 당일 날 한다는 건가?
내 혈장교환이 수요일 12시 전후로 끝날 예정인데 언제 한다는 건지.
환자의 알 권리는 어디까지 인가? 병원이 병원 중심으로 돌아가는건 뭐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이식이라는 수술을 앞둔 환자의 마음을 조금만 더 헤아려 주면 좋겠다.
면역억제제 중 프로그랍이 2mg에서 2.5mg으로 증량되었다.
내일 오전에는 2mg이 투여된다고 한다. 투석도 오전 일정으로 확인 받았다.
병원 밖에도 코로나로 난리인 것 같은데
병원도 심상치 않다. 나 입원 후 내가 입원한 병동에서만 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간호샘이 마스크 한번 더 당부한다. 새 마스크를 바로 뜯었다.
지난 불과 몇 개월 전 대선에서 정치방역 (이건 왠 개소리인지 모르겠다)이 아닌
과학방역을 하겠다는 놈들에게서 과학방역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과학방역을 떠들고 다니는 초딩 보다 못한 수준의 놈은 이제 옆 동네 국회의원이 되었다.
이 놈도 이제 정치인이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간이 되었다.
누군가 그랬지. 이 세상에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을 이길 수는 없다고.
그래서 이런 인간들은 부끄러움 없이 세상을 이겼다는 착각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오늘 마지막 일정. 혈압측정 120 / 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