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사랑해요 엄마 고마워요

따뜻한 마음은 어쩌면 본능일지도 몰라요

by 단월


아이들은 기회만 주어지면 사랑을 말해요.
그걸 보며, 어쩌면 따뜻함이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형광색 종이를 펼치면
거기에는 늘 똑같은 글씨가 적혀 있어요.

"엄마 사랑해요."
"엄마 고마워요."

6살 아이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는
펜을 들고 글자를 쓰는 일이에요.
한글을 이제 막 배우고 있어서
복잡한 문장은 아직 어려워요.
하지만 "엄마", "사랑해요", "고마워요"
이 말들은 이제 굳이 보고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손끝에서 흘러나오더라고요.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그 장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왜 아이는 표현할 때마다,
사랑과 고마움을 떠올리는 걸까?’

아이들은 쓰거나, 녹음하거나,
무언가 표현할 기회를 얻었을 때
거의 늘 따뜻한 말을 먼저 꺼내요.
그건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칭찬받으려고 만든 말도 아니에요.
그냥 자기 마음속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진심이죠.

그리고 그걸 보면서 깨달았어요.
어쩌면 사람은 원래
따뜻한 마음을 먼저 품고 태어나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고요.

아마 어른들도 같을 거예요.
늘 무심하게 지나가는 일상 속에서는
이기고, 버티고, 참느라
서로에게 따뜻한 말을 잊고 살지만,

정말 벼랑 끝에 섰을 때,
삶의 마지막 장면 앞에 놓였을 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물으면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해요.

“엄마 사랑해요.”
“고마웠어요.”

결국 우리가 가장 아끼고
가장 전하고 싶은 말은
결코 화려한 말이나 논리가 아니라,
단순하고 따뜻한 마음인 거죠.

그 본능을 아이는 지금
매일매일 자연스럽게 꺼내 보이고 있어요.
그 아이를 곁에서 지켜보는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배우는 중이에요.

‘아, 그래.
사람은 본래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지닌 존재였지.’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그 마음을 얼마나 꺼내 보일 기회를 잃었을 뿐.

그래서 나는 생각해요.
이제부터는 의식적으로라도
그 기회를 서로에게 조금씩 건네야 하지 않을까.
말로, 글로, 눈빛으로, 안아주는 손끝으로.

아이처럼
사랑해요, 고마워요,
그 짧은 말 몇 마디로
세상에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요.


“따뜻한 마음은 본능일지도 몰라요.”
아이의 손글씨를 통해
나는 오늘, 사람에 대한 믿음을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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