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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반 홍교사 Oct 05. 2024

나를 위한 밸런스 맞추기

나는 마구 에너지를 쓴 날은 잔잔히 에너지를 모으는 시간이 필요하다.

대문자 I형으로 혼자서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너무나 필요한 사람이다.

사람을 많이 만나지도 않고, 나를 나타내는 걸 잘 못하는 나는 나의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알려줄 수 있을까. 아니,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나는 결혼을 못할 줄 알았다. 바로 나를 잘 표현하지 못하는 성격 탓이었다. 사람들 많은 곳에도 가서 어울리기도 하고, 나만의 매력을 잘 어필할 줄도 알아야 내가 누군지 알고 맞는 사람도 만날텐데 말이다.

사람 많은 곳은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나를 드러내는 것도 참 어려워하던 나였으니 말이다.


남편은 나의 어떤 모습이 마음에 들었을까. 결혼을 하고야 우린 맞는 게 하나도 없는, '로또'같은 사이란 걸 알았는데, 그 전에는 어떤 모습을 보고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을까. 궁금해서 한번 물어봤다.


"여보, 결혼하기 전에 나의 어떤 모습을 보고 결혼을 결심했어?"

"결혼? 음... 속아서 했지. 희대의 사기"

"흠흠......(농담인지 진담인지.....)"


지난 주에 만났던 교회 동생이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리더는 '나를 따르라!' 하지 않아도 되는 거구나 언니를 보면서 느꼈어요.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면 그게 어디서나 통하는구나' 고 말예요. 그게 언니의 큰 장점이예요"



우리 아이들이 나를 닮지 않기를 바랬다. 사회 생활을 할 때면 내향적인 성격보다는 외향적인 성격이 더 유리할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내가 살아보니 참 불편했노라고.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대인관계를 맺는 것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더 편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건 '외향적인 게 좋은 거'라는 나의 선입견 탓이기도 했다.


'내향인'이지만 나를 드러내고 표현할 수 있는 정말 많은 방법들이 있다는 것을 어른이 되고 40 중반이 되어가는 지금에서야 깨닫고 있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담백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평생하면서 살아가는 거겠구나 란 생각이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고, 나 또한 남편이 속아서(?) 했다고 말하듯이 빈 구석이 정말 많은 사람이지만, 그저 나란 사람으로 내 주변 세상이 1도만큼 따듯해 진다면 그걸로 할 일 다하면서 사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나다움',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 다움'을 그대로 인정해 주고 지지해 주어야 겠다. 내가 나에게도, 우리 아이들에게도, 남편에게도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 주어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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