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세계는 분명한 룰이 있다.
처음 놀이를 시작한 아이에게 주도권이 있고 그 놀이를 하려는 아이는 주도권이 있는 아이에게 놀이 참여를 허락받아야 한다. 그 안에서 자기들만의 규칙과 순서를 가지고 놀이를 하기 때문에 중간에 끼어들기 힘들고 끼어들겠다는 분명한 의사표현을 해야만 구성원으로 소속감을 가지고 놀이에 참여할 수 있다. 그렇게 함께 더불어 놀면서 사회성을 키워나간다.
유치원 아이들 중에 '집중이(가명)'라는 아이가 있다. 친구들을 기다려주고, 배려해주고, 놀기도 참 잘 어울려 노는 자그마한 남자아이다. 오늘 집중이가 작은 블럭으로 만든 칼을 나에게 보여주길래, "와, 엄청 멋진 보석칼이네."했다. 그랬더니, 못 알아들었는지 "네?"한다.
그래서 한번더 "보석칼 같아."했더니, 또 못알아들었는지 나에게 귀를 가져가 대며 몸을 기울여, "뭐라고요?"한다.
다른 사람의 말을 새겨들으려고 귀를 가져다 대는 집중이의 모습이 참 놀라웠다. 대부분 아이들은 눈을 보고 큰 소리로 "뭐라고요?"하는데, 귀를 먼저 가져다 대는 아이라니... 평소에도 상대 아이를 거칠게 대하거나 큰 소리로 화내는 걸 본 적이 없는 아이였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소위 모범생은 아니지만, 여느 남자 아이들처럼 열심히 뛰어놀고 다른 친구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배려하는 그 아이를 친구들은 좋아했다. 왜냐면, 그 친구를 부르는 소리가 종종 내 귓가에도 들렸기 때문이다.
친사회적인 행동은 특정 누군가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 보여야 하는 사람이 보는 앞에서 더 잘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함부로 대해도 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친절을 베풀어야 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세계는 관대와 냉정함이 공존한다.
그 아이들의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자신만의 향기를 가지고 선한 영향력을 전하며, 더불어 잘 살아나갔으면 좋겠다. 나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