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고유함
오늘도 유치원의 하루는 정해진 루틴으로 이루어졌다.
오자마자 자신의 옷을 개어 가방과 사물함에 넣고 물통주머니와 양치컵을 바구니에 넣고 자리에 앉아 우유를 마신다. 그리고 이어지는 학습지(한글, 숫자 쓰기), 그리고 자유놀이. 선생님과 대그룹 인사나눔 전까의 일과도 아이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척척이다.
자유놀이 시간에도 삼삼오오 아이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곳에 가서 모여 집중해서 놀이를 한다.
대집단 후에 이루어지는 소집단 활동들에도 아이들은 잘 참여한다. 곧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이라 그런지 형아미가 있다.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나름의 매력을 풍기는 아이들의 내년도 정말 기대가 된다.
살아가다보면 우리에게는 남들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내가 가진 고유한 특성들이 있다. 어쩌면 가지고 태어난 나만의 매력이고 개성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더 많이 가져서 그것을 통해 우리는 남과 다른 나만의 향기를 뿜어 낼 수 있다.
그런데, 그 고유한 특성을 온전히 내 장점이 아니라, 그저 불편하고 하찮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나는 하나도 잘하는 게 없는 '루저'가 되어버린다. 그걸 잘 알아봐주는 누군가의 격려와 지지는 그래서 매우 중요한 것이다.
어릴 때부터 우리 엄마는 내가 뭐든 잘할거라고 하셨다. 뭘해도 걱정없다고 하셨다. 항상 손이 덜 가는, 삼남매 중 착한 둘째딸. 그래서였는지 나에게 뭘 해도 잘할거라는 말씀을 하셨고, 지금 당장 제대로 하는 게 없었음에도 항상 믿어주셨다.
그래서 나도 내가 뭘 잘하지 않는 열등감 덩어리였을 때도 '나는 잘할거야.'라는 무의식적인 신념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처럼 부모님들이 내 아이의 자존감을 위해 해주는 '예쁜 말'이 아니었다. 그저 지나가는 우리 부모님의 생각들이 나에게도 고스란히 심겨서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나는 잘될거야'라는 조그만한 자존감 풀꽃으로 자라났다. 뭘 해도 어리버리한데, 뭘 해도 잘할거라니. 그게 부모의 꾸준한 한마디로 가능하다니.
오늘도 유치원 아이들에게 배운다.
아이들의 각기 다른 알록달록한 색깔들이 너무나 소중하고 기대가 되고, 그래서 더 한마디라도 곱게 내놓으려고 노력한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래서 더 고르고 고른다. 매끈매끈하고 부드러운 말을 내놓으며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을 더 잘 발현하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