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집어든 컵과일 표면에 손바닥과 컵과일 온도 차로 생긴 이슬이 맺혔는데
버려져 땅 속에 파묻혀 반 영원히 썩지도 누군가가 찾지도 않을 플라스틱에 맺힌 액체를 이슬이라 부르는 것은
그보다 적절한 단어가 존재할 가능성을 경시하지 않고 그렇다고 따뜻한 관심을 보낸 것도 아니다
단지 오늘이
월요일일 뿐이며
아직 월요일이면 몸이 푹푹 꺼지고
다만 생콤함을 찾게 될 뿐이다
펼쳐 든 노트북은 배터리가 완충되어 있었지만
정확히 어느 콘센트에 어느 시간만큼 돼지코를 꼽았는지는
불확실 했으므로
단지 화면 오른쪽 하단에 표시된
(명확한 숫자는 마우스를 가져 대지 않으면 확인 힘들다)
배터리 바가 절반 이상
(일정 부분이라고 해도 좋다 난 어떤 수치를 파악할 때 ‘반’을 활용한다
‘절반’과 ‘절반의 절반’ ‘절반의 절반의 절반’
작아지고 이제 보이지 않을 정도에선 가시적 수치 사이를 오가며
수치는 계속해서 꼼지락거리며 움직이고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배터리 바를 두르는 하얀 디지털 선도
그 두께는 반의반의반 사이에서 아직 흐릿함 가지고
지난 여름 절대 만나서는 안될 철로의 양 축은
저기 한 점으로 치닫는 끝에서 흔들리며 깜빡깜빡 만나는 것이었다
가까운 곳에서 열차가 오고 있었고
이제 이 열차에 올라탄다면 앞서 본 그 방향으로 난 달려갈 터인데
탈선 없이 그곳을 지나갈 확률도 반의반의반...)
대게 커피 파는 카페에선
주문 받고 컵 올리고 커피 담는다
우유가 필요한 메뉴는 추가로 우유 붓고
얼음(선택사항)
뚜껑 닫고(테이크 아웃)
홀더 씌우고
주인을 찾는다
가끔 가다 음료 없이 컵과일 같은 단품 메뉴만 주문하는 고객도 있는데
카페를 먹여살리는 커피 위한 모든 과정은 무의미해지고
주문을 받으며 곧바로 내어주는 상품과 거기에 맺힌 이슬
그러니까 일련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차가운 냉장고에서 곧바로 사람 손으로 전해지는 컵과일에는
이슬이 맺히는 것이다
또다른 변수라고 하면
주인을 기다리는 배부대로 다시 찾아오는 이들이다
이들은 머그컵에 음료를 받아 실내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다
컵을 갈아탄다
(머그컵에서 테이크아웃 전용 잔으로 음료를 옮긴다
일단 음료를 다 마시지 못한 것은 확실하고
애초에 잠시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가기 위해 컵 변환의 과정을 거쳤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들은 컵과일 구매자들과 마찬가지로
중간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가장 끝에 있는 과정과 소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