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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마승무원 Aug 27. 2024

코로나 시기에 승무원에 도전하다_(1)

눈물겨운 꼬마의 하늘 도전기

 코로나가 한창 전 세계를 덮을 초기 2020년도에 나는 서울의 한 유명 미술관에서 인포데스크 직원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 어렵지 않은 업무 난이도에 좋은 직원분들. 평소 예술작품을 보러 호텔리어로 일했을 사회초년기에는 쉬는 날 종종 많이 다닌 나에게는 좋은 일터였다. 그런 내가 왜 갑자기 승무원이라는 직업에 도전하게 됐을지 궁금하지 않은가?


[꿈이 들려준 미래의 길]

 나는 가끔 생생한 꿈을 꾸는데, 이것이 시간이 지나 현실에서 겪게 되는, 일명 '예지몽'을 꽤나 꾸는 편이다. 예지몽이 현실이 되어 나타날 때면 뭔가 '어?' 하면서도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그러면서도 항상 느끼는 생각.


'나, 언젠가 이건 현실로 나타날 것만 같아'


 승무원 관련된 것 중에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 하나가 있다. 바로 구명보트 안에 다른 나라애들이랑 같이 웃으면서 훈련을 받는 것. 이 꿈을 꾸고 나서는 뭔가 마음이 콩닥거렸달까. 물론 '이 새끼 구라 치는 거 아냐?' 생각이 들지는 모르겠다만 진짜이니 믿어달라.

아무튼 이 꿈을 꾸고 나서는 뭔지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이거 나중에 내가 실제로 겪게 될 거 같은데...'.

그렇게 해서 나의 꿈은 승무원이라는 (당시에는 미래이지만, 지금은 현실이 된) 직업의 길로 인도해 준 길잡이가 되었다.


 이러한 관심을 마음속 한 편에 고이고이 모셔놓은 나는, 하루는 미술관에서 퇴근 후 음악을 들으며 퇴근 버스에서 창 밖을 바라보던 중에 문득 '이러고 하루하루 같은 일상을 살아갈 바에야, 한번 승무원 까짓 거 지금 당장이라도 한번 도전해 보자.'라는 생각이 퍼뜩 스쳐 지나갔다. 그러고는 문득 드는 생각.


'아, 나 키가 작은데.. 괜한 꿈만 꾸는 거 아냐? 나처럼 작은 사람도 있긴 할까?'

갑자기 서서히 밀려들어오는 두려움과 걱정에 나는 집에 가는 내내,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 잠에 들기 전까지 미친 듯이 키가 작은 승무원들이 있는지 정보를 찾아댔다. 그리고는 몇 가지 눈에 띄는 단어들과 후기들.


158cm, 키 작은 승무원, 외항사, 당신도 할 수 있어요


 아, 나처럼 키 작은 사람들도 있구나. 그러면 내가 못할 것이 뭐 있겠어. 그래, 나도 도전해야지.

(원래 나는 한 번 다짐하거나 생각나는 게 있으면 돌진하는 스타일이다)


 그렇게 나는 다음 날 미술관 퇴근 후, 강남의 한 유명한 승무원 학원에 무턱대고 들어가 할부를 끊어 외항사 수강반에 등록을 한다.


 그리고 이것은 앞으로 내가 겪어야 할, 수많은 도전과 눈물을 감당하겠다는 선전포고의 첫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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