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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마승무원 Aug 27. 2024

너무 간절하면 안 되더라

EP.면접일기

사실 이 책을 집필하기 이전에, 여러분들이 읽는 이야기들은 내 블로그에 남겨져 있는 글들이었다. 당시 블로그에 꽤나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었다. 그리고 대다수가 외항사 면접과 관련해 관심이 많던 승무원 준비생들이거나 승무원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물었다. 면접과 관련해서 다른 글들도 많이 보셨을 텐데, 아시겠지만 정말 그들과 내가 직접 겪은 면접들의 공유와 후기는 천차만별로 다양하다는 것을 이해하셨을 거라고. 그런 다양한 에피소드 말미에 당신들은 이 글을 한 번쯤을 봤거나 앞으로 볼 가능성이 매우 많을 거라는 것도 나는 전달했다. 그것은 바로 


너무 간절했더니 떨어졌어요. 그냥 마음을 놓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더니 붙었네요.’ 


아니 너무 간절했더니 떨어지고, 마음을 놓으니까 붙었다니 참 부처님이 하시는 말씀 같기도 한 이 말은 도대체 무엇인가 싶겠지만, 나도 위의 말을 실제로 겪었고, 실제 위와 같은 ‘내려놓기’ 마인드로 면접을 임해서 지금의 회사에 합격하게 되었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고, 각자가 살아가는 인생이며 마음가짐, 에피소드는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나는 위와 같은 내려놓기 마인드고 합격한 케이스인 것. 


이 일기에서 함께 공유할 면접은 2022년 7월경과 9월경에 본 싱가포르의 저가 항공사인 플라이스쿳과 최초 한국인승무원 채용을 위해 한국에 친히 와주었던 중동의 대표 저가항공사인 플라이나스에 대한 내용이다. 이 두 항공사는 내가 다녔던 항공사는 아니었지만, 공통점이라 한다면 두 항공사 모두 내가 파이널까지 올라간 회사였고, 사람이 간절하면 참 매력이 없어 보이는구나 를 깨우치게 해준 소중한 면접 경험이었다는 것이다. 


내가 항상 스터디를 할 때마다, 다양한 과외를 들었을 때마다 들었던 피드백 중에 하나가 바로 ‘긴장하면 말이 많다. 그리고 잘 보이고 싶어 하는 게 너무 드러난다.’ 는 것이었다. 말이 많다 의 단점은 말이 늘어지면서 핵심 내용의 전달이 점점 늦어지면서 듣는 이가 매우 지루해하고, 집주역이 흐려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잘 보이고 싶어 한다는 부분의 의미는 바로 간절해 보인다 이고, 이는 곧 매력이 없어 보인다는 의미이다. 

스쿳항공 파이널 면접 때, 왜 우리가 너를 뽑아야할까? 라는 질문에 주저리주저리 혼자 말을 많이 했었다. 그러고는 면접관이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냐고 물어봤다. 승준생들이 항상 잘 말하는 지금까지 피곤할 텐데 나랑 면접 함께해줘서 너무 고맙고, 나 이런 사람이니까 절대 나 놓치지마. 후회할거야! 라며 당차게 마무리를 지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 잘하면 합격할 수 있을 거 같다며 아주 김칫국을 오지게 한 사발 마셨었다. 간절함을 정말 잘 드러냈었거든. 


플라이나스 면접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5인 1조였던 면접에서 본인에 대해서 소개해보라는 질문 딱 하나만 나왔다. 모두들 각자 준비해 온 내용으로 소개했다. 나이와 직업, 이런 것들을 포함해서 말이다. 나는 면접관과 티키타카가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고 나 몇 살인 것 같아? 라면서 먼저 면접관에게 질문도 던지고 말을 이어갔다. 그러다보니 지금 되돌아 생각해보니, 내가 당시에 말이 길어졌던 것 같았다. 하지만 당시에 나는 역시 면접이 끝나고 내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을 아주 세게 했었다. 


그리고 두 회사의 결과는 다들 알겠지만 ‘탈락’이었다. 당시에 두 회사를 떨어지고 이번에도 떨어졌다는 자괴감에 아주 힘들었었다. 나보다 면접 경험이 없던 사람들이 붙었던 면접이었고, 나는 오래 준비했는데 왜 안 되는 걸까 라면서 엄청난 자존심과 자존감에 큰 상처가 났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던 것이 간절함으로 보였고, 이것이 ‘나’ 라는 사람의 매력을 반감시켰던 것이었다. 결국 스터디에서 받은 피드백들이 조급함과 간절함에 여실하게 잘 드러났던 면접이었던 것. 마치 소개팅에 나갔는데, 나머지 조건들은 다 비슷한데 뭔가 나한테 별 관심이 없어 보이는 남자에게 더 눈길이 가고 너는 어떤 사람인지 보자 하면서 관심이 가는 그런 느낌이랄까. 마치 고양이를 보고 인사하고, 시끄럽게 이름도 불러보고 말도 많이 걸면 고양이는 나를 보고 무시하고 안 오지만, 아는 체 안하고 조용히 있으면 어느 순간 아는 채 해달라며, 너는 누구냐면서 다가오는 그런 고양이 같은 심리랑 비슷하지 않나 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아무튼 면접에 너무 간절해지지 않는 마인드도 중요하다. 너무 간절해지지 말고, 우리 여기 아니어도 나는 갈 곳이 많다는 마인드와 태도를 보여주자.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말을 너무 많이 하지 말자. 물론 면접이니까 필요한 핵심 내용은 전달해야겠지만, 너무 필요 없는 말은 뱉을 필요가 없다. 그것이 나라는 사람의 매력을 반감시킬 수도 있으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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