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꼬마승무원 Aug 27. 2024

카타르항공 남자승무원 DJ 이야기

EP.친구일기

내 승무원 지인들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대단하고 존경하는 사람은 바로 카타르항공 남자승무원 동갑내기 친구 DJ이다. 이 존경 바탕에는 나는 DJ같은 남자승무원들과 남자 승무원 준비생들이 뚫어야 할 경쟁률이 포함되어있다. 정말 그들은 사막에서 바늘 찾는 격과 같은 경쟁률을 뚫은 대단한 사람들이다. 


 DJ도 스터디원으로 만났다. DJ는 동갑내기 친구로 아주아주 선한 사모예드같은 강아지같은 눈웃음이 정말로 매력적인 친구다. 정말 편안하면서도 호감있는 잘생긴 외모이면서 여자들과 서스럼없는 대화도 편하게 주고받을 정도로 성격도 좋았다. 영어로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로 있었기에 잘했다. 참고로 최근에 DJ랑 카톡하면서 안부인사 나눴는데 카타르에서 인기폭발인 것 같았다. 인도 크루애들이 같이 밥먹자고 그런다는데 본인은 브리야니 먹기 싫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웃겼는데 역시 잘생긴 건 어느 나라를 가도 다 통해 그치? 그런 DJ도 될 듯 말 듯하면서도 여자보다도 더 힘든 외항사 준비에 많이 흔들리고 힘들어했었다. 그래서 애플에도 지원해보고 다른 유명 외국계회사에도 도전하면서, 끝까지 계속 다닌 회사에 근무하면서 연차 내기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로 시간을 쪼개쪼개하면서 계속 면접을 보러다니느라 고생도 많이 했었다. 

 그러면서 DJ는 절대 승무원의 꿈을 놓지 않았다. 내가 먼저 비행을 시작하면서 서로 안부인사도 종종 나눴었다. 그런 그가 드디어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나서 내가 말했다. 거봐, 내가 될 거라고 했지?

 DJ의 합격 면접을 보기 전에도 그렇고, 나는 항상 그에게 말했다. 너는 무조건 될 거라고. 믿으라고. 정말 안 될 이유가 없는 친구였다. 그저 사람마다 흘러가는 유속이 다르고 시간이 다를 뿐인 걸. 서로가 힘들때 마다 의지하면서 마음을 다독였다. 이번 면접 보기 전에 DJ에게서 보이스톡 전화가 왔었다. 드디어 내일 파이널을 본다면서. 나는 말했다. 걱정말라고. 그리고 남자 승무원으로서 플러팅 오지게 하라고 말이다. 이미 직전 면접에서도 플러팅 기술로 면접관을 홀린 그의 얘기를 듣고서는 크게 웃었다. 특히나 잘생겼다고 생각되는 한국인 남자가 본인한테 그렇게 말해줬다? 껌뻑 넘어가지. 그래서 그에게 말했다. 이번 파이널에서도 그렇게만 말한다면 무조건 둘다 좋아할 것 같으니까 또 하라고. 실제로 회사에 다니면서 느끼지만, 수업 중에 하나로 특히나 남자 승무원들의 경우에는 여자승객에게 눈빛으로 다가가고 말하라는 내용도 있다. 약간...이글이글 아이..? 그렇게 눈빛으로 플러팅을 하면 정말로 나도 모르게 고개가 내려가면서 부끄러워서 그런지 괜찮아지는 마법의 효과(?)를 수업시간에 실제로 겪었었다. 눈을 마주치면서 나는 존잘이다 라는 느낌으로 하면 ㅋㅋㅋ 이것도 어떻게보면 여자승무원들은 하지는 못하는 남자승무원들만의 면접 합격 치트키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DJ는 이 방법을 조금이나마 쓴거고 :)

 그리고 그 다음날. DJ에게서 보이스톡이 걸려왔다. 합격했다고 ㅎㅎㅎ 플러팅을 했더니 둘다 은근히 좋아하는 것이 느껴졌다고 말이다. 결국 면접은 사람 대 사람으로 일하는 것이고, 면접관들도 본인들이랑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 동료, 사람을 뽑고싶어한다. 얼굴도 훈훈하니 잘생긴 남자가 말도 재밌게하고 일도 잘 할것 같은데 안 뽑을 이유가 없지 않는가? 정말 그 회사는 땡 잡은거다. 

 나는 내 스터디원들이 얼마나 힘들게 고생했는지 그 누구보다도 잘 안다. 특히나 DJ의 경우에는 스터디원들 중에서도 제일 마지막으로 합격한 케이스이다. 얼마나 마음고생 많았을까.. DJ를 마지막으로 내가 이끈 스터디원들은 모두 각자가 원하는 항공사에서 현재 열심히 비행중이다. 

 승무원. 특히나 외국항공사승무원의 경우에는 다들 포기하지만 않으면 무조건 된다고 말한다. 나도 그렇고, 그 말을 믿는다. 왜냐면 내가 계속 도전하면 언젠간 나를 좋아하고 눈길을 주는, 나와 스타일이 맞는 면접관을 만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비행하면서 느낀다. 아무런 이유없이 나를 좋아해주고 아껴주는 시니어들도 있고, 외국인이라는 이유도 그냥 달갑지 않게 구는 사람들도 많다. 그냥 그런것이다. 사람의 마음이란. 공무원과는 다른 것이, 승무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면접, 즉 말과 행동, 외적인 것으로 합격이 판가름이 나기 때문에 포기하지만 않으면 무조건 된다는 말을 나는 믿는다. 

 수많은 꽃들은 피는 시기가 각자 다 다르다. 내가 이전에도 말했던 뮬란 애니메이션에서 "역경을 딛고 가장 늦게 피는 꽃이 가장 아름다우니라." 라는 뮬란 아버지가 말한 대목이 있다. 누구나가 겪는 역경은 정말 다르다. 누구는 한 방에 합격하고, 누구는 수 천만원을 들여서 합격하는 경우도 있고, 누구는 10년이 걸려서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생에 있어 선택이라는 갈림길에 서 있는 당신. 어떤 선택을 하든지 그것에 있어서 절대 후회되지 않을 선택을 하기를 멀리서 바란다 :)


이전 09화 에어아시아엑스 MS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