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꼬마승무원 Aug 27. 2024

언니, 우리 ***가자

EP.마음일기


 최근에 카타르항공사가 6개월을 최종합격 후 기다린 예비조이너들에게 갑자기 채용 취소 통보를 때려버린 내용을 아시는가? 이렇듯, 외항사 승무원들은 특히나 합격이 되어도 합격된 것이 아닌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이때 들리는 수많은 소문들에 의해서 쉽게 멘탈이 하루하루 무너지는 것이 일수이다. 이럴 때일수록 본인의 생각 및 마음가짐을 차분하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모든 승준생들도 그렇고 합격하기 전의 나 역시 합격하고 나면,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이고 마음이 놓임과 동시에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느껴질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꿈이 실현이 되니까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합격한 후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오히려 합격하고 나서 마음이 힘들도 더욱더 불안감이 나를 엄습했었다. 이유는 수많은 소문들 때문이었다. 외국회사는 알 수가 없다. 갑자기 이유도 없이 인원이 다 찼다면서 합격한 사람들에게 무기한 입국이나 입사 연기를 통보할 수도 있고, 3개월이고 4개월이고 기다리더라도 합격 후 어떤 절차가 나를 위해 밟히고 있으며, 며칠 정도 소요된다는 이야기도 없다. 그래서 더욱더 합격생들은 내가 과연 언제 불릴까, 비자는 잘 되고 있나 하면서 합격 후에는 그야말로 똥줄 타는 기다림이 시작된다. 




나 역시 합격하고 나서, 합격생들 단톡방에 가입되었는데, 몇몇은 조이닝 날짜를 받아 이제 기다리고 있다는 분들의 소식을 들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다들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추후에 어떤 분이 단톡방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갑자기 회사로부터 이유도 없이 너 비자 발생 안 되어서 미안한데 입사 취소할게. 우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말해 줄 수 없어. 그냥 다음 채용 때 또 지원해. 안녕. 이라는 식으로 메일을 받아 한 순간에 합격이 물거품이 되어버린 사건을 봤다. 순간 단톡방은 난리가 났었다. 이런 얘기를 직접 옆에서 겪어보니 순간 ‘아뿔싸. 나도 그러면 어떡하나’ 하면서 정말로 밤에 잠을 잘 못 잘 정도로 긴장감과 걱정에 사로잡혔었다. ‘안되는데.. 나는 이 회사에 꼭 가야하는데..’ 하면서 정말 안절부절 못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부모님께 “나 가겠지?” 라면서 부모님마저 애간장을 타게 만들었었다. 




어떻게 해야 이 불안감과 긴장감에 나를 그나마 편안하게 놓을 수 있을까? 엄마는 말하셨다. 그렇게 불안감과 긴장감 속에 안 좋은 생각을 하면 할수록, 나에게 무의식 속에서 그 부정적인 에너지가 생기고, 그것이 주변의 나쁜 기운을 다 끌여 당겨서 현실로 되기 마련이니 제발 걱정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계속 좋은 생각만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당장 매주 주말 일요일에 부모님과 함께 돌아가신 친할머니와 할아버지 납골당으로 가 할머니께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는 납골당 위에 위치해있는 절에 가서 10번씩 탑을 돌면서 기도를 드렸다. 또한 당시에 주말마다 인사동에 있던 미술관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는데, 끝나고 맞은편에 있던 조계사 대웅전에서 스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기도 드렸다. 제발 이 걱정과 불안에서 멀어지게 해달라고. 나는 딱히 종교가 없다. 그저 어릴 적부터 스님이 우리 집에 공양오시면 쌀이며 음식을 한 바가지를 싸주시던 할머니를 봤었고, 그런 할머니 장례식에 스님들이 오셨었고, 스님이 익숙했다. 그렇기에 그냥 힘들거나 뭔가 할머니가 생각나면 절에 가서 기도드리는 것 뿐 이다. 그렇다고 독실한 불교인도 아니고... 할머니께서 공양 드린 거지 내가 드린 건 아니니깐. 그런데 사람이 간절해지니까, 생각이 많아지니까 절로 기도 생각이 났었다. 그나마 익숙한 곳에 기도를 드리니 마음이 편해졌었다. 나보다 먼저 합격을 했던 친한 언니도 많이 불안에 휩싸였던 터였다. 그래서 함께 조계사에 가서 기도드렸었다. 하루는 언니는 너무 힘들었던 나머지 울었다고 했었다. 지금은 추억이 되어 언니가 먼저 같은 회사에 입사해서 잘 다니고 있고, 나보다 사번 높은 선배로 우리는 열심히 잘 일하고 있다. 힘들 때면 같이 만나서 밥도 먹고. 개인적으로 나는 그 당시에 자기 전에 항상 유튜브로 자기 확언 영상 및 불교 천수경을 들으면서 잠에 들었었다. 




내가 전해주는 오늘의 이야기는 여러분이 종교를 믿고 기도드리고, 불교를 믿어라 라는 것이 전혀 아니다. 나는 종교인이 절대 아니니까. 한마디로 본인의 멘탈을 잘 잡을 수 있는, 부정적인 에너지가 내게 휘몰아치거나 걱정이 많아진다면, 정말 마음을 편하게 먹도록 명상을 하거나, 그 순간을 잊는 무언가를 찾아서 하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요점이다. 그 방법은 본인만이 만들 수 있고, 본인이 찾아서 행동하면 된다. 


세상은 내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한다. 실제로 부정적인 에너지가 다가온다고 하더라도, 긍정적인 마인드 셋팅으로 무장한 나라면, 언제든지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힘은 더 빨라지고 커진다. 그런 나는 스스로 성장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위의 안 좋은 일들이 일어나신 분들은 남들보다 조금 더 도돌이표로 돌아가 시간이 걸렸지만, 모두 국내 유명항공사며 다른 외국항공사에 잘 합격해서 현직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어쩌면 본인에게 더 맞는 곳으로 가는 인생의 여정이 몇 번 더 그들에게 찾아왔을지도 모른다. 불안과 걱정에 깊이 잠 못 드는 너희들에게, 저 멀리서 나는 기도드린다. 




당신들은 잘 되었고, 잘 될 것이고, 잘 할 것이다. 













태그#현직#현직승무원#외국항공사#승무원#외항사#국내항공사#비행일기#일기#멘탈관리#멘탈#합격#탈락#합격이#다가#아니다#마인드컨트롤#기도#에너지#마음먹기#인연#될대로돼라#꿈#현실#실현#마음가짐#입사연기#입국연기 태그수정





                                                     공감3


 댓글 




Keep 보내기메모 보내기기타 보내기 펼치기





수정


삭제


설정


















이 블로그 히히쓰의 하늘 준비길카테고리 글

전체글 보기



히히쓰의 하늘 준비길글 목록                                                      

                              글 제목                              작성일                            




EP.친구일기�_에미레이트 항공 YJ 이야기��




2024. 6. 9.





EP.친구일기�_ 에어아시아엑스 MS 이야기��




2024. 6. 9.






(1)

EP.마음일기�_언니, 우리 ***가자




2024. 5. 26.





EP.마음일기�_너는 왜 Korean Air 안 갔어? (요정들을 위한 글)




2024. 5. 26.





EP.면접일기�_너는 너 자체로 빛나




2024. 5. 26.







페이지 이동하기이전페이지로 이동다음페이지로 이동




화면 최상단으로 이동
















카테고리


^





전체보기 

(83)




히히쓰의 하늘 준비길 (12)





히히쓰의 하늘징검다리 (37) 





히히쓰의 하늘퇴사길 (4)




히히쓰의 일기장 




히히쓰 로스터일기









활동정보





블로그 이웃 119 


글 보내기 0 


글 스크랩 0 










히히

jucy_hee4131


블로그 도메인 설정



구름길을 걷고 있는 현직 외국항공사승무원 히히쓰의 이모저모 엿보기 


프로필



글쓰기


관리

·

통계





RSS 2.0RSS 1.0ATOM 0.3




검색

글 검색






이전 07화 너는 왜 Korean Air 안 갔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