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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마승무원 Aug 27. 2024

너는 왜 Korean Air 안 갔어?

EP.마음일기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아니 졸업을 하고 비행을 시작하면서도 한국인 크루들은 외국인 크루들에게 “너는 왜 Korean Air 안 갔어?” 라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고. 


그럴 때 마다 나는 얘기했다. 


 ‘나는 요정이라서 회사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limitation이 있었어. 한국 항공사들이 키 제한이 official하게 나와 있지는 않더라도, 키가 큰 사람들을 더 선호해. 그리고 나는 세상을 더 넓게 보고 싶었어. 이왕이면 Dobby (해리포터에 나오는 집 요정)도 world class Dobby가 되면 좋지!’ 

그러면 다들 웃으면서 그렇구나하고 한국인 승무원들을 보면 대부분 다 키가 큰 것 같다고 말했었다. 


 사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라고 한국 사람인데 대한항공이며 다른 한국 국적 회사 생각이 아예 없었을 리는 없다. 비행이 끝나면 가족들이 있는 따스한 온기가 머무는 집. 세상 소중한 가족들과 친구들. 그리고 복슬복슬한 우리 집 고양이 할배에게 오늘 있었던 일들을 소소하게 말하고 공감, 위로 받는 삶. 세상에 하나 뿐인 엄마가 만들어주신 밥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엽기 떡볶이, 두찜, 야채곱창이랑 육회... 


 나라고 이 세상 맛있는 것들, 소중한 것들이 머무는 한국을 바로 떠나고 싶었겠는가.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특히 에어 프레미아와 제주항공을 가장 가고 싶었다. 특히 제주항공의 경우에는 가끔 나처럼 키가 아담한 승무원들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었고, 실제로 인스타 툰을 그리는 제주항공의 키 작은 제제씨 일기를 보면서 더욱 더 도전 의식이 생기던 회사였었다. 


그러나 나는 세상을 더 넓게 크게 보고 싶었다. 그리고 외국항공사가 키에 더 관대한 것은 사실이었다. 애매한 나의 키에 더 확실한 꿈의 길로 기회를 더 줄 곳은 타인이 보더라도 외국항공사가 맞았다. 그래서 과감하게 나는 한국 항공사들보다는 외국항공사에 약간의 눈물 (?)을 머금고 도전했었다. 


가끔 전현차에 보면, 키가 요정처럼 아담해서 158cm, 159cm, 160cm인데 국내 항공사에 도전하고 싶은데, 키가 작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니 조언을 해달라는 글을 볼 수 있다. 각자의 시선이 다 다르지만, 나는 과감하게 그들에게 ‘국내만 보지 말고, 외항사도 제발 도전하시라’고 조언하고 싶다. 외국항공사도 점점 키를 보는 추세이다. 에띠하드만 하더라도, 165cm의 제한이 갑자기 생겼다가는 161cm로 키를 줄이는 제한이 또 생겼었고 (지금도 그런 지는 잘 모르겠다), 에미레이트도 160cm 이상에다가 암리치 212cm도 닿아야 한다. 


우리처럼 키가 작은 사람들이 도전하기에 외항사 중에서도 그나마 괜찮은 곳은 ‘플라이두바이, 살람에어, 스쿳항공, 싱가포르항공, 카타르항공, 에어마카오, 케세이퍼시픽, 홍콩 익스프레스 등과 같은 회사이다. 그렇다고 이 회사들이 본인을 뽑아준다는 보장도 없다. 카타르 항공은 이전에 말했듯이, 암리치로 평가하는데, 암리치가 꽤나 요정들에게는 높기 때문에 애먹기 쉽다. 


나의 경우에도 숨은 키를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요가도 해보고, 필라테스도 해봤지만, 전혀 늘어나는 키는 없었다. 나는 척추 측만도 없었기에 그냥 내 키가 본래의 키였음을 추후에 지금의 회사 조이닝 전에 척추 측만 검사를 개인적으로 하면서 알게 되었다. 


이처럼 승무원에 대한 갈망이 크고, 세상을 더 넓고 재미나게 경험하고 싶은 요정 승준생들에게는 나는 국내만 보지 말고 해외 외국항공사들도 꼭 눈여겨 보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외국항공사도 면접이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본인들 인원이 충원이 되면 몇 년씩 채용이 없어지기도 하니깐 말이다. (그리고 우리 회사가 돈도 더 많이 번다) 


아무튼 우리 쪼꼬미 요정들은 키가 큰 사람들에 비해서 제한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나는 세상에 내가 뭔가 원해서 얻고 싶다면, 무엇인가 하나는 반드시 포기해야하는 게 존재한다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서, 그리고 외항사를 선택한 승무원들이며 외국에서 일하는 모두는 꿈을 얻고 포기한 것이 바로 가족, 그리고 한국일 것이다. 너무 한정적인 것만 보면서 시간을 2배, 3배 소요할 바에 좀 더 숲을 보고 다양한 갈림길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우리 요정들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 조언 아닌 감히 조언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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