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1년만에 그만두고,누구는 30년을 넘게 일하지.

EP.직업일기

by 꼬마승무원

요즘들어서 내 주변에 점점 회사를 떠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연애와 정착을 위해 떠나는 사람도 있고,지금 만나고 있는 인연과의 결혼을 위해서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혹은 가족사로 인하여 떠나는 사람들도 있고,또 다른 꿈과 목표가 생겨서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인간 사 모두에게는 저마다의 고민과 사연이 있는 법임을 여실히 느끼는 중이다. 그렇게 '승무원' 이라는 직업으로서 맺어진 나의 인연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하나 둘 씩 떠나가는 중이다.

각자의 이유로 떠나가는 사람들. 이들 중에 대부분은 회사가 지치고 힘들고,승무원이라는 일에 싫증을 느껴서 나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이건 외국인 승무원이라면 크게 다가오는 싫증이자 당장의 나무보다는 숲을 더 바라보는 이들에게 더 많이 해당된다. 어쩔 수가 없다. 승무원이라는 직업 자체가 장단점이 매우 확실한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별이며 블로그 등의 SNS에 보여지는 화려하고 좋은 모습만이 두드러지게 보여지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못된 말로 표현하자면 예쁜 겉 껍데기가 요란하게 비춰져서 겉 모습이 눈에 띄니 실제 맛도 다른 조개보다도 뛰어나겠거니 생각하고선 열었더니,정작 속살 알맹이는 매우 쪼깐해서 실망하게 만드는 것과 같다고 해야할까? 여러분들도 그렇지만 SNS에는 행복하고 좋은 순간만을 올린다는 것을 우리는 망각하면서 산다.

그럼에도 이 직업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더 바라보고,외로움을 더 많이 친한 친구처럼 곁에 두는 이 직업을 남들은 1년,2년이면 그만 둘 것을 3년,4년,5년,아니 심지어 몇 십년을 버티면서 지내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많다. 사람마다 관점과 생각이 다른 것도 있겠지만,이들이 외로움 속에서 버티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힘의 원천을 나는 '습관', 즉 '나만의 루틴'으로 정하고 싶다.

내가 승무원이 되고 나서 생긴 루틴은 '글쓰기'이다. 블로그에 나의 생각과 비행 때 생긴 일들,그리고 나의 경험들을 공유하는 이 글쓰기가 어느 순간 루틴이 되었다. 그리고 내가 힘들게 버틴 이 순간들을 여러분들에게 공유함으로서 점점 늘어나는 조회수와 블로그 이웃들의 숫자들,그리고 힘이 되는 댓글들을 보면서 어느 순간 나는 '이 에피소드를 꼭 공유해야겠어.' 라는 다짐이 생겼다. 그러면서 이 글쓰는 루틴은 지금은 많이 게을러졌지만,그럼에도 꾸준히 연재중이며 힘들도 지쳐 퇴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음에도 '조금만 더,조금만 더 내 승무원의 이야기를 전해주고싶어.' 라는 의지와 앞으로 나아가는,힘듦을 버티는 힘을 만들어주고 있다.

지금도 비슷한 시기에 입사했는데 아직까지 잘 다니면서 버티는 동기들과 후배들을 보면 다들 나처럼 비슷한 루틴이 있다. 더 건강하게 런닝과 필라테스,배드민턴 등의 운동으로 본인의 루틴으로 외로움을 함께하는 사람들. 마사지 등의 미용으로 외면을 가꾸면서 루틴을 가지는 사람들. 본인이 좋아하는 카페를 찾아서 일기를 쓰거나 비행 다이어리를 쓰면서 내면의 시간을 채우는 사람들. 동기들과 시간을 맞춰서 근처의 나라로 놀러가는 사람들. 책을 읽으면서 외로움과 함께 양식을 채우면서 보내는 사람들 등등. 그렇게 각자마다의 성향과 성격에 맞게 본인만의 루틴으로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내고,외로움 속에서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 루틴은 나처럼 승무원이 되고나서 생길 수도 있지만,승무원 이전에 만든 루틴이면 더 좋다. 그리고 이 루틴을 단순히 오늘을 버티는 사소한 것들이 아닌,미래의 내가 승무원이 되었을 때 내 스스로를 버티게 만드는 자산이자 힘을 기르는 중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면 좋겠다. 사실 나의 승무원 이전의 루틴은 쉬는 날마다 미술 전시관에 방문해서 전시를 보는 것이다. 다만 내가 현재 지내는 국가에서는 한국만큼 다양한 전시가 없어서 부득이하게 이 루틴을 지키지는 못해서 아쉽지만. 만약에 이전 루틴을 할 만한 전시회가 이 곳에도 자주 그리고 많이 열린다면 난 아주 더 만족하겠다.

아무튼,여러분들이 지금 승무원이 되고 싶어서 준비하는 그 운동이,준비하는 과정이,잠깐의 틈으로 방문하는 카페,그리고 일상에서 틈틈히 듣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결코 그저 그런 것들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무엇도 좋다. 내가 신발을 모으는 걸 좋아하면 신발을 모아도 좋다. 내가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좋아해서 피규어를 모으는 것도 좋다. 누구는 예쁜 쓰레기라고 부르는 인형들을 모아도 좋다. 다 이런 것들이 여러분들이 외국에서 홀로서기를 하며,외국항공사승무원이라는 직업을 하면서 항상 옆에 따라오는 외로움과 두려움이라는 친구들을 너무 미워하지 않고 함께 버티면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나아가는 디딤돌이 되거든.

그러니 오늘의 나에게,누군가는 작고 사소하더라도 내게 조금이라도 마음의 위안이 되고 웃음을 주는 루틴과 습관이 있다면 그걸 꼭 지켜나갔으면 좋겠다. 그 아무리 누가 옆에서 뭐라하더라도,결국 이 직업을,내 인생을 버티는 사람은 오직 나 자신이라는 걸 여러분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잘 아니깐.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는 인종차별주의자,인간혐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