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레야레.. 이놈의 인기란

EP. 감정일기

by 꼬마승무원

사람마다 본인들이 원하는 이상형은 다르다. 나의 경우에는 뼈대가 마르고 무쌍의 키가 큰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스타일이다. 내가 나 자신을 꾸미는 것을 좋아하고 패션에 관심이 많다 보니 상대방도 본인을 꾸밀 줄 아는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다. 이렇듯, 사람은 각자의 취향이 물건이든 사람이든 가지고 있다.

최근에 비행을 다니면서 나를 예뻐해 주시는 분들을 감사하게도 많이 뵈었다.

가장 최근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비행이었다. 그라운드 듀티 (비행기 이륙 전에 승무원들이 해야 하는 일)를 위해서 맨 앞 줄 승객들에게 다가가서 최대한 영혼까지 끌어모아 은은한 눈웃음과 미소를 만들면서 내 이름도 소개하면서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감사하게도 여성 청소년 승객 두 분이 내 이름표를 보면서 한국사람이네요!라고 말하면서 피부도 하얗고 정말 예쁘세요라고 수줍게 칭찬을 건네주셨다. 뜻하지 않은 칭찬 공격에 나도 모르게 크게 웃으면서 당신들도 예쁘다고 감사하다고 대답하면서 내 업무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그런 칭찬에 감사해하면서 몰래 간식도 더 챙겨서 주었다. (칭찬은 승무원이 간식을 더 챙겨드리게 만듭니다 ^^)

예전에는 한 백발의 서양인 여성승객분께서 내가 지나가는데 내 팔을 딱 잡고 익스큐즈미라고 하셨다. 화들짝 놀라서 뭐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어보았다. 그녀는 그게 아니라 너 되게 예쁘게 생겼다고 칭찬하고 싶었다고 말씀하시면서, 향수 냄새가 너무 좋아서 그러는데, 혹시 뭐 쓰는지 물어보고 싶었다고 말씀하시는 거였다. 하하 깜짝이야. 뜻하지 않은 칭찬 공격에 너무 감사해서 감사하다고 활짝 웃으면서 내가 쓰는 향수에 대해서 말씀드렸다. 혹시나 정보를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FYI (For your information) 하자면, 나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바디미스트를 매우 좋아하고 즐겨 쓴다. 러브 스펠이랑 퓨어 시덕션을 사용한다. 이미 다 쓴 지 오래이지만, 이번에 휴가 나가면서 공항에서 하나씩 바디 로션이랑 쟁여갈 예정이다. 달달하면서도 상큼한 향을 내가 매우 좋아하는데, 이 두 개가 딱 그랬다. 그리고 당시에 여성분께서 물어보신 향수는 내가 직접 만든 향수였다. 나는 향에 굉장히 예민하다. 하나 유명 브랜드의 그 깊고 딥한, 진한 향수들은 정말 싫어한다. 해서 가벼운 향수들을 선호하고, 때문에 휴가 때마다 성수동에 위치한 레트르 향수공방에 가서 직접 향수를 만든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향수인 셈이다 :) 그리고 이 향수를 쓸 때마다 위의 여성승객뿐만 아니라 크루들도 너 향기 되게 좋다면서 칭찬을 많이 해준다. 이번 휴가 때에도 만들어야지 헤헿

사실 가장 난감했으면서도 감사했던 때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갔던 비행이었다. 당시에 이코노미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한 20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애가 인사하는 나를 보더니 오 마이갓, 유어 쏘쏘 큐트! 이러면서 크게 웃으면서 말하는 것이었다. 하하.. 고맙다고 웃으며 말하면서 단순히 그냥 칭찬이겠거니 했는데 비행하는 내내 계속 나를 보는 시선이며 계속 말을 붙이고 싶어서 안달 난 게 눈에 훤히 보였다. 그리고 다른 크루들도 '저 남자애가 너 엄청 맘에 드나 보다.' 하면서 말을 건네서 참 난감했다. 그 친구가 아마 본인 또래라고 나를 생각했던 것 같은데 사실 실제 나이로 보면 엄청난 큰누나뻘의 나이차이가 났을 것임에 분명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가지고 본 레고 모양의 꽃을 만들어서 내게 갤리로 가지고 온 것이 아닌가!! 허허.. 참 감사하면서도 난감했지만 프로페셔널한 직원으로서, 보는 눈이 너무 많아 미안한데 마음만 받겠다면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하하.. 그렇게 그는 중간에도 계속 내 이름을 물어보면서 왔다 갔다 할 때마다 내 이름을 불러주면서 너무 귀엽다, 예쁘다면서 칭찬을 마구마구 갈겨주었다. 하핳... 고마워 근데 얼마나 부담스럽던지 모른다. 해서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다면서 간식을 이것저것 더 챙겨주었다. 그는 내릴 때에도 너무 아쉬워하면서 니 이름은 꼭 기억할게! 언젠가 만나요 하면서 내렸다. 아주 능수능란한 사람이었다면 나에게 번호가 적힌 쪽지를 주거나 했었겠다만 그러기에는 그는 나이가 어린 아기(?) 였기에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음에 분명했다 ㅎㅎ 그저 지금도 그 당시를 생각하면 귀여운 남동생 승객과의 에피소드로만 기억이 난다.


우리 동기들과도 얘기 나눠보면, 가끔 이렇게 예쁘다고 칭찬해 주고 번호도 몰래몰래 주는 승객이나 크루들 이야기들이 있다. 그럼에도 각자 만나는 인연이 따로 있거나 거절하는 걸 보면 역시... 사람마다 정해진 안 보이는 홍연이란 정해져 있는 거 같기도 하고 그렇다. 아무래도 외국항공사 승무원이라 세계 각지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홍연에 대해 더 와닿는 느낌이기도 하다.

하지만, 예전부터도 그렇고 지금까지의 생각도 그렇고, 나를 예쁘게 봐주시는 분들은 내 외모도 그렇지만, 내가 그들에게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잘해주려고 하는 그 마음과 태도가 타인들에 비해서 더 잘 보이고 느껴져서 그런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뭐 세상에는 이유 없이 내 맘에 드는 사람이 있고, 이유 없이 뭔가 싫은 사람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 언제나 일하는 순간 최선을 다하는, 외모도 예쁘고 내면도 예쁜 내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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