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이여 액젓을 두려워하지 말라"

내겐 너무 무거웠던 당신

by 까나리

나에게 액젓이란 비릿한 꼬린내가 진동하는 젓갈과도 같은 것이었고 까나리 액젓을 벌칙으로 먹는 것을 예능에서 봐와서인지 냄새와 맛을 생각만 해도 싫었다.


지금이야 액젓과 많이 친해져서 어떻게 쓰는지 알고 있고 어느 정도 넣어야 적당한지 감이 오지만 3년 전만 해도 손이 가지 않는 조미료였다.


간장이 없어 만난 액젓


미역국을 끓이다가 간장이 없어 액젓과 소금으로만 간을 한 적이 있었다. 조심스럽게 간을 볼 때 느껴지던 미역 향과 감칠맛은 나에게 신세계였다. 심마니들이 산삼을 만났을 때의 기분이 이랬을까? 이거다! 첫눈에 반해버렸다. 그 뒤부터는 간장이 들어가는 요리에는 액젓을 조금씩 넣고 있다.


생선의 향과 감칠맛을 뽑아내다


사진 = 네이버 블러그 토리노 미니님 ,

간장은 메주를 소금물에 발효 숙성시켜 콩의 감치미를 뽑아내는 것이고 액젓은 생선을 소금에 절여 생선의 향과 감칠맛을 추출한 것다.

액젓은 생선의 종류에 따라 그 이름도 다양하게 나뉜다. 가자미, 까나리, 고등어, 갈치 등등 계절마다 나오는 생선으로 액젓을 담글 수 있다는 것인데 이탈리아의 엔쵸비(anchovy), 태국 똠 양 꿍과 볶음요리에 들어가는 피시소스도 모두 액젓고 같은 명맥인 것이다.


연한 갈색의 액젓

잘 만들어진 액젓은 소금 함유량도 적어 많은 요리에 사용하기에도 좋다. 향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색깔을 보면 유리병 속에 담긴 고소한 참기름 같은 연한 갈색을 띤다. 산패되지 않은 맑고 고운 색이다.


주부들이여 액젓을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 집엔 맛소금이 있었다. 미원도 있었다. 맛있게 먹는 것이 맛없고 건강하게 먹는 것보다 낫다 라는 소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쓰질 않고 있다. 액젓을 사고 좋은 소금을 쓰니 굳이 쓸 필요가 없어졌다. 그냥 맛이 난다.


미역국을 끓일 때 액젓을 2 정도 넣고 소금을 7 정도 해서 간을 하면 미역 향 가득 품은 미역국을 끓여 낼 수 있다. 액젓은 너무 강하면 독이 되니 라면 한 그릇 끓일 물량이면 액젓 반 숟가락 소금 반 숟가락 정도 넣어주면 끝이다.


간장은 안 쓰나요?


라고 물으신다면 간장은 콩이고 액젓은 생선이니 함께 쓰면 더 좋고 홀로 써도 무방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나물을 무칠 때 간장 소금으로만 하는 것보다 액젓 살짝 넣고 나머지를 간장, 소금 간으로 하면 더 맛나다. 미원(?), 연두(?)가 필요 없다. 그냥 맛이 난다.

비단 미역국만이 아닌 콩나물 국을 끓일 때도 살짝 만 넣어 사용해보면 남편과 아이들이 엄지 척을 해줄 것이다. 자주자주 써보고 자신에게 맞는 액젓을 골랐다면 당신은 어느새 요리왕이 되어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외쳐보고 싶다.


'주부들이여 액젓을 두려워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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