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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은 Apr 26. 2022

그대의 한강에도 내가 있을까요.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詩)

※ [너드커넥션 - 좋은 밤 좋은 꿈]을 들으면서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아,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어요.

이 맘 때면 꼭 한강에 가고 싶어 져요.


선선한 바람이 부는 초여름의 어느 밤,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서

널찍한 돌계단에 앉아


손에 물기 서린 맥주 한 캔을 들고서


투박한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누군가의 낭만적인 버스킹을 들으며

어깨를 맞닿고서 몸을 좌우로 흔들거리던


그 순간을 남기고 싶어서 

어설픈 실력으로 동영상을 찍어보던


그때,

그날 밤을 기억하나요.



아,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네요.

이 맘 때면 참 그대가 보고 싶어 져요.


풀벌레 소리 들리는 초여름의 어느 밤,


서투른 문장들로 나에게

수줍게 사랑을 말하던


이젠 지나버린 청춘의 한쪽이지만


조그만 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그날 밤의 낭만적인 노랫소릴 들으며

나른히 잊혀지는 그대 기억을 되새깁니다.


밤 한강의 윤슬을 보면서

어쩌면 그 순간을 영원이라 여겼던 


그때,

그날 밤을 기억하나요.


여전히 나의 한강에는 당신이 있는데,


어쩌면,

그대의 한강에도 내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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