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샐러드를 먹다가,
아빠가 나에게도 먹어보라고 권했다.
이것도 먹어봐 이것도 먹어봐.
딱히 내키지 않았던 사춘기에 막 접어든 나는
몇 번이고 싫다고 했지만 재차 권하는 아빠의 성화에
마지못해 한입 먹었다.
채 씹어 삼키기도 전 "맛있지?"라고 묻는 아빠에게
장난 가득하게 "음~맛없어."라고 답했다.
순간 싸늘해지는 아빠 표정.
고구마 샐러드를 퍼먹던 숟가락을 입에서 빼내며
"그럼 나는 이 맛도 없는 걸 처먹고 있는 거냐? 이 새끼 웃긴 새끼네." 여기까지 말했을 때 이미 식탁 분위기는 싸늘해졌고 나는 굳어버렸다.
아빠는 의자를 거칠게 빼며 일어나 "아, 씨 밥맛 떨어져."라고 말하며 의자를 던질 듯 식탁 안으로 밀며 일어서 나갔고 식탁이 흔들렸다.
밥을 먹던 가족들은 놀라서 얼어붙었고 나는 삼키려던 음식을 채 삼키지 못하고 일어서는데 눈물이 흘렀다. 빨리 일어서서 방으로 갔다.
평소 장난기 많던 아빠였다. 장난스럽게 사람의 말에 대꾸하는 건 늘 아빠였다. 그런데 왜 아빠는 내게 그러는 것인지...나는 서러워 엉엉 울었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아빠는 집에서 단 한마디도 하지않았다. 매일 늦게 들어왔다. 나는 아빠가 무서워졌다. 그래서 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엄마는 아빠를 조금 이해해 보라고 했지만 나는 잘 이해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 수록 엄마가 힘들어 보였다. 나 때문인것 같아서 미안했지만, 나는 지금 왜 이런지 잘 모르겠다.
소설 같은 이야기. 알 수 없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