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돌아오면 집안에서 2차전이 시작된다. 패잔병처럼 집에 돌아왔는데, 쉬지도 못하고 허리가 끊어지도록 또 일을 해야 한다. 이렇게나 힘든데 무슨 운동을 또 하라는 거야!
운동을 하는 지인들의 사진을 SNS에서 보며 화가 치민다. 그네들은 어떻게 저렇게 운동을 하지. 일을 안 하니, 남편이 지원을 해주니 가능하겠지. 또 이런저런 생각에 우울감에 빠져버린다. 악순환이다. 몸도 힘들어지고 마음도 더 힘들어진다.
50대 이후부터는 그동안의 운동이 자산이 된다고 한다.
50세 이후의 분들이 그전에 운동을 좀 해놓을걸... 하고 후회한단다. 몸이 아파지기도 하고 면역력이 점점 떨어지고. 무언가 새로 운동을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는 한다. 아마도 그 이후부터는 시간도 좀 생기고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는데 몸이 예전 같지 않아서 아쉬워지는 것 같다. 어떤 분도 이제 돈도 시간도 있는데, 몸이 안 따라준다고 아쉬워했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가 맞다면서. 아니다. 젊어서 운동을 해 놓아야 한다.
흥미가 가는 운동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물에서 움직이는 수영이 너무나 좋다고 하고. 어떤 이는 요가나 필라테스가 맞다고 한다.
이런 운동은 직접 시도해보지 않으면 무엇이 내게 더 맞는지를 모른다. 시작해 보고 몰입해 보아야 한다.
나 또한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까지 1년 이상 수영을 배우러 다녔었다.
추운 겨울일수록 수영인들은 수영을 즐긴다. 찬 물에서 움직이고 샤워한 후 찬 바람을 맞는 게 시원하다. 추운 겨울에 샤워를 한 뒤 바람을 맞는다고? 그게 시원하다고? 하지만, 그렇다. 그 쾌감은 경험해 본 이만 알 것이다. 그리고 물속에서 숨을 참고 몇 초동안 잠영으로 몇 미터 미끄러지는 기분은. 물결이 내 살을 스치면서 내가 미끄러져 가는, 물고기가 된 듯한 그 기분. 그런 즐거움에 어떤 이는 집안에 안방(room)이 물속으로 가득 차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였었다! 아마도 수영은 남녀노소 불문,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모든 이에게 열려있는 스포츠인 것 같다. 수영은 나이 들어서까지 할 수 있는 건강한 스포츠이다. 수영장 입구에서 엄청 느리게 걸어가시는 할머니들도 수영장의 풀 속에서는 젊은이들보다 더 빠르다. 이런 것도 스포츠의 쾌감이겠지. 지상에서 다리가 아파서 느리게 걷다가, 물속에서 빠른 속도로 다닐 수 있으니 얼마나 짜릿할까!
시간이 허락하지 않을 때는 걷는 것이 가장 좋다.
직장에서 점심시간에 30분 정도 걷는다. 느리게 걸을 때도 있고, 빠르게 걸을 때도 있다. 산책 경로도 몇 개가 있다. 어느 날은 직장 근처의 동네를 걷기도 하고. 다른 날은 둘레길을 조금 걷는다. 또 어떤 날은 과일가게를 향해 씩씩하게 걷는다. 그러다 어느 날은 길을 헤맨다. 헤매는 날은 핸드폰의 앱이 가르쳐주는 대로 잘 걸어온다. 무언가 문제 해결을 한 듯한 기분에 조금 업된다. 일부러 다른 길을 걷기도 한다. 새로운 동네에 새로운 건물에 그 동네의 분위기와 바람을 느껴 본다. 바쁘게 퇴근하는 길에도 다른 경로로 가거나, 다른 버스를 타보기도 한다. 그것 또한 여행처럼 새로운 느낌을 전해준다. 오디오북을 들으며 걸을 때도, 노래를 들으며 걸을 때도 있다. 오디오북을 흘려듣다가 나에게 딱 들어맞는 말들이 귀에 들어오면 전율을 느낀다. 걷다가 착착 감기는 노래가 있으면 다시 되돌려 듣는다. 어느 날은 내 속의 나와 대화를 한다. 내 속에서 들리는 말들에 대답을 하고 해답을 찾기도 한다. 입 밖으로 말을 뱉으면 쉽게 해결이 될 때도 있다. 혼자 걸을 때만 가능한 일이긴 하다.
운동은 우울감을 날리는 데에도 좋다.
몸도 마음도 튼튼하게 해 주는 것이 운동이다.
내 마음이 동하는 날 운동하자. 아직, 준비가 안되었으면 가볍게 걷자.
운동하며 느끼는 나의 감정을 떠올려보고 기억해 보자.
운동이 특별해질 것이다.
운동한 것을 기록하고 또 운동한 나를 칭찬하자!
적당한 운동은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하는 데 도움 된다. 유산소 운동 20분이면 대뇌의 내분비계에 변화를 불러오기에 충분하며, 고강도의 인터벌 운동을 할 경우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할 수 있다.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운동 시 대뇌에서 뇌유래 신경영양인자, 약칭 BDNF(Brain-Cerivated NEurotrophic Factor)가 분비되어 스트레스로 인해 손상된 뇌세포를 회복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쉬안(2018), "심리학이 이렇게 쓸모 있다니" 중에서.
몸을 움직이면 뇌가 건강해진다. 운동은 우울증, 불안 장애, 치매 등을 불어 일으키는 병든 뇌를 치료할 수 있는 특효약이다. 거의 만병통치약이라 할 만한 명약이다.
운동은 뇌 안의 혈액 순환을 향상시킴으로써,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사고 능력을 증진시키며 중독의 가능성을 크게 줄인다. 운동은 몸의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운동은 우리의 뇌를 행복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머리를 좋게 해주기도 한다. 운동은 늙은 신경세포 간에 연결된 망을 만들어내며, 뇌세포에 혈액과 영양을 공급한다. 특히 운동을 할수록 뇌에서 생기는 향신경성 물질 BDNF은 지적 능력을 향상시킨다.
운동을 하게 되면 뇌가 긍정적으로 변화한다. 긍정적인 감정이 강화되고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주게 되며 따라서 원만한 인간관계와 리더십도 길러진다. 뿐만 아니라 업무성취도와 창의성도 높아진다. 행복과 성공에 이르는 가장 빠르고도 확실한 길이 바로 규칙적인 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