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살 걱정이 스물스물 올라오다.
1월 19일, 16주 시작
배가 눈에 띄게 나오기 시작했다.
잘 먹지 못해 임신 전보다 살은 빠졌지만, 배는 열심히 커지고 있다.
거울 앞에 선 내가 낯설다.
그런데 어젯밤, 갑자기 튼살 걱정이 올라왔다.
성장기 때 무릎 뒤에 튼살이 생겼는데, 배에도 생기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우울감이 밀려왔다.
몇 시간 동안 튼살에 대해 폭풍 검색을 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튼살을 예방할 뾰족한 답은 없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 만삭이 되어야만, 내몸이 튼살을 예방할 수 있는 체질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는 것 뿐.
점점 억울하다는 생각이 올라왔다.
엄마가 되기 위해서 너무 많은 희생을 해야 하는 건 아닐까.
아기는 내 몸의 살과 근육, 뼈, 피, 그리고 피부까지 가져가야 하는 걸까.
새벽에 잠이 오지 않아 책을 펼쳤다.
미국에 사는 한 나이 많은 여성이, 타투를 카페에서 빵 고르듯 몸에 새긴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우리 몸은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고, 영원하지 않으니 있는 동안 즐기자는 마음이라고.
그 순간, 뭔가가 번쩍 했다.
맞다. 아무도 영원히 살지 않는다. 태어나는 순간 우리는 나이를 먹기 시작한다.
나는 아기를 원하고, 엄마가 되고 싶다.
내가 엄마의 몸속에서 그랬듯, 나는 나와 사랑하는 남편을 닮은 아기를 낳기 위해 10달간의 임신 과정을 겪어야 한다.
엄마가 되는 과정에서 내 몸에 남겨질 어떤 흔적도, 그저 소중한 흔적일 뿐이다.
엄마가 되기 위한 아름다운 여정의 영광 자국.
이렇게 내 몸의 변화를 바라보니, 억울한 마음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 순간, 마음이 편안해졌고,
잠에 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