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걷자고 다짐한 지 몇 주가 지난 것 같은데, 아쉽게도 작심삼일을 이미 몇 번 겪었다. 그래서일까. 오늘 좋은 기회로 친구와 함께 걷기를 시작했고 기왕 하는 김에 확실하게 했다. 뛰는 건 아직 무리라서 빠른 걸음으로 집 근처 하천을 따라서 계속 걸었다.
혼자가 아니라서 수월했다. 처음에 운동을 시작했을 때는 홀로 무작정 떠났는데, 약간 지루하다 보니 힘들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떠올랐다. 근데 아무래도 둘이서 걷다 보니 이런저런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걷게 되었다. 덧붙여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물론... 단점은 있긴 했다. 수다 떠는 것에 집중해서 사실 걷는 자세나 강도를 조절하는 등 운동 자체에 힘을 못쓰니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었다.
그래, 솔직히 말하자면 떠들다 보니 만 걸음 걸을 수 있던 게다. 그럼 뭐 어때. 어쨌든 스스로의 약속은 지켰잖아. 지금은 질 보다 혹은 양 보다도 '시도' 그 자체가 중요하다. 여태껏 시작조차 못한 내게는 얼렁뚱땅 걷기든 마구잡이 글이든 전부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