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뛰냐고요?
다 뛰고 맥주 먹으려고요.
사실 쏘주가 더 땡기는데
백주대낮에 쏘주 먹고 싶다고
쏘밍아웃 하기가 좀..."
얼마 전부터 일요일에만 뛰었습니다.
지금까지 두 번.
분명 본인은 처음부터 10Km로 시작 안 했을 거면서
저 보고는 10Km 뛰랍니다.
저항할 수 없는 1인 독재체제.
고 밑에서 제가 살고 있습니다..
첫날보다는 분명히 나았지만
5킬로 넘으니까 죽을 맛.
처음엔 멀리 보이는 다리를 목표로 하고
'저 다리, 그래 서강대교까지 일단 뛰자' 했더니
웬걸,
다리 왜 이렇게 멉니까.
내쪽으로 미동도 안 함.
그래서 왜 바닥에 보면 길에 금이 있더라고요.
가로로 땅에 난 금.
일단 바로 앞 금까지만 뛰자.
그리고 그다음 금까지 또 뛰고.
했더니 괜찮더라고요.
이름하여 '금전략'.
'금전략'이 더 이상 먹히지 않을 땐
머리를 앞으로 좀 숙여요.
별로 든 건 없지만 일단은 무거운 머리.
그럼 상체가 앞으로 기울어지죠.
그럼 몸이 달리기 싫어도
일단 안 넘어지려면 어찌어찌 계속 뛰게 되더라고요.
이름하여 '뇌숙임러닝'.
목적지인 용산에 도착하니 한강변에 집들이 좋네?
"오빠, 돈 많이 벌어주라.
우리 여기 코너집 월세 살자" 했더니
대꾸도 안 해줌.
꿀맛 아니고 천국의 맛.
그래.
왜 뛰냐고 묻거든
저는 '맛있는 밥 먹으려고 뜁니다'
라고 대답하렵니다.
진짜 너무 맛있는 운동 후의 밥.
조금이라도 덜 뛸라고
집 나가자마자 '시작' 눌렀더니
또 어떻게 눈치채고 이따 누르라는..
독재..
기안 84 뛰는 것만 맨날 구경했지
사십 중반에 뛸 줄이야.
비 맞아도 안 뛰는 사람, 전데요.
일단,
함께 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맥주에도 큰 의미를.
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