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힘든 상황이 왔더라도 사랑하는 대상을 오랫동안 기억하는 것
어떤 상황에서 동정심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인간다운 감정이다. 동정심을 가지는 것을 약하게만 표현하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었다. 만약 동정이 없다면 우리의 세상을 바뀌지 않는다. 아마도 자신의 입장을 견고히 하고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세계가 되지 않을까?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서 다리가 잘린 아기물개. 집에서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어르신.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우리는 감정을 느끼고 공감할 줄 아는 능력은 위대하다. 이에 강한 의지와 뛰어난 실천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에게는 도덕적으로 뜨금하는 순간이 더더욱 많다. 커피 한잔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나는 그럼에도 매일 커피를 마신다. 그래서 나는 매번 찰스 디킨스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겸손해지고 부끄러워진다. 찰스 디킨스는 그 누구보다도 가장 서민적이고 진실한 삶을 살아왔다. 그의 작품은 서민적 삶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소설이 되었다.
중상층이었던 찰스 디킨스는 갑자기 집안 사정이 나빠져서 어린 나이에 공장에 나가기 시작했다. 학교를 가야할 12살의 나이였던 작가는 구두약병에 라벨을 붙이는 일을 했고 매일 10시간씩 일하였다. 당시 디킨스는 공부에 관심이 많았지만 도저히 학업을 배울 수가 없었다.
찰스 디킨스는 영국에서 태어났다. 당시 런던에서는 산업혁명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서 수많은 노동자가 필요했다. 당연히 이를 위해서 하층민이 대거 투입되었다. 그렇게 사람들은 산업 공장에서 일하는 고단한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영국 작가하면 대부분 셰익스피어를 떠올리는 것 같다. 화려한 왕족과 귀족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그의 작품은 영국을 대표하기에 ‘좋은’ 이미지였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찰스 디킨스가 소설으로 보여주는 영국의 모습은 완전히 달랐다. 찰스 디킨스는 소설을 통해서 오히려 서민들이 겪었던 심각한 빈곤과 열악한 작업 환경 그리고 아동의 노동 착취로 얼룩진 영국의 모습을 보여준 작가였다.
“네가 만약 똑바른 길을 가는 걸로 비범하게 될 수 없다면, 비뚤어진 길을 가는 걸로는 더더욱 그렇게 될 수 없을 거다.”
- <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스
공장에서 일하는 아이들 중 하나였던 찰스 디킨스. 그는 그뒤로도 계속 일하였다. 변호사 사무실 서기로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돈을 모으기 위해서 신문에 글을 기고하는 등등 여러가지 일을 했다. 그는 노동자이자 영국 대표 작가였다.
그를 대표하는 '위대한 유산'이란 분량이 방대한 대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찰스 디킨스의 사상을 따라 당시 고단한 노동에 대한 여러가지 단상을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자본주의가 발흥하던 영국 19세기 전반에 깔렸던 어둠을 볼 수 있었다. 그의 소설은 어두운 당시 노동층의 생활을 생생하게 담으면서도 희망을 주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의 작품에는 암담한 현실 앞에서도 희망의 빛을 잃지 않는 힘이 있었다.
고양이의 사랑보다 큰 선물이 있을까?
– 찰스 디킨스
찰스 디킨스는 자신보다 약한 대상을 보살피고 살필 줄 아는 작가였다. 그는 평소 다정다감한 성격이었다고 했단다. 어렵고 고단한 현실을 견뎌내고 이를 소설로 집필하여 당시 노동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작가, 찰스 디킨스. 그는 집 주변을 걸어다니다가 땅바닥에 쓰러져 죽음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렇게 그날 영국은 위대한 작가 하나를 잃었던 것이다.
그런 작가가 아끼던 고양이, 밥과 독특한 추모방식
생전에 찰스디킨스는 반려묘를 기르던 집사이기도 했다. 밥(Bob)이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는 찰스 디킨스는 유달리 좋아했다고 한다. 찰스 디킨스가 정원에 나갈 때도 따라 나갔고 찰스 디킨스가 촛불을 켜고 글을 쓸 때도 옆에 앉아 그를 지켰다는 밥. 그런 밥이 죽자 디킨스는 고양이 발 하나를 박제하기로 했다. 그런 다음 고양이 발을 편지 개봉 칼의 손잡이 장식으로 썼단다. 편지 개봉을 위한 칼에는 [CD in Memory of Bob 1862] 라는 밥을 추모하며,라는 뜻을 가진 문구도 있었다.
당시 사람들은 반려동물이 죽으면 박제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였다고 했다. 죽음을 추모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그렇지만 핵심은 한 가지일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사랑하고 아끼는 대상을 오랫동안 함께 기억하는 것.
공장에 돌아와 사회를 비판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던 찰스 디킨스의 작품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읽힐 것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힘든 일을 함께 공감하고 서로의 힘을 다잡아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말이다. 나는 이제 원두 커피를 살때마다 겉포장지에 공정무역 마크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사는 습관이 생겼다. 모두에게 좀 더 나은 방법이 존재하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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